향수에 빠져 보고 싶은 당신에게 | |||||
작성자 | 심지원 기자 | 작성일 | 2023-04-05 | 조회수 |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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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언젠가 한 번쯤, 길을 걷다 스친 향기에 발걸음을 멈춰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후각은 가장 오래된 인간의 기억이며 그만큼 섬세히, 오래 남는다. 인간의 오감 중 뇌에 가장 직접적으로 자극을 주는 것 또한 후각이다. 향기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 준다. 오늘은 향수에 이제 막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을 위한, 입문하기에 좋은 향수를 몇 가지 추천해 보고자 한다. 향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탑 노트,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가 전개되며 향이 조금씩 달라진다. 각 노트에 들어간 향료에 따라 향수를 프루티, 플로럴, 구어망드, 시트러스, 우디, 시프레, 푸제르, 아로마틱 등의 다양한 계열로 구별할 수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4가지 계열만을 골라 추천해 보려한다. 시트러스 계열은 감귤류 과일인 오렌지, 베르가못, 귤, 자몽, 라임 등의 향을 품고 있다. 휘발성이 강하고 발향이 약하며, 신선하고 새콤한 향으로 여름철에 가장 많이 사랑받는 계열이다. 아쿠아 콜로니아 - 레몬 앤 진저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를 주제로 한 향수 브랜드. 가격대가 굉장히 낮으며 접근성이 좋다. 시원하고 톡 쏘는 레몬에 진저를 섞어 독특함을 살렸다. -Top Note: 레몬, 진저 조 말론 - 라임바질 앤 만다린 영국 대표 향수 하우스 조말론의 시그니처 향. 라임과 만다린으로 뻔한 시트러스가 될 뻔했으나 바질을 함유하여 굉장히 이국적인 분위기로 재해석되었다. -Top ote: 라임, 만다린, 베르가못 Middle Note: 바질, 타임, 아이리스, 라일락 Base Note: 베티버, 패츌리 아틀리에코롱 - 베르가못 솔레이 탄산이 가득한 음료처럼 시원한 베르가못향으로, 뜨겁게 빛나는 태양빛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된 향이다. 시트러스치고 살짝 달콤한 편이라 부담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Top Note: 베르가못, 오렌지, 암브레뜨 Middle Note: 라벤더, 카다멈, 자스민 Base Note: 오크모스, 베티버, 앰버 프루티 계열은 이름 그대로 여러 가지 과일 향을 품고 있다. 향수에 주로 쓰이는 과일에는 복숭아, 자두, 메론, 배, 사과, 베리류 등이 있다. 과일향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을 제외한다면, 크게 호불호 없이 조향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돌체앤가바나 - 램프하트리스 수박, 키위, 복숭아, 딸기 등 여러 가지 과일이 조화롭게 조향되어 어느 한 가지 향이라 꼽을 수 없다. 저렴한 가격대지만 상당히 잘 만들어진 향이며, 수색 또한 분홍빛으로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Top Note: 키위, 루바브, 핑크페퍼 Middle Note: 수박, 자스민 Base Note: 레몬잎, 머스크, 샌달우드 메종 디올 - 루즈 트라팔가 디올의 익스클루시브 라인인 메종 디올의 대표적인 프루티 향수이다. 라즈베리, 블랙커런트 등의 베리류가 주된 향수로 굉장히 새콤달콤하나, 패츌리의 존재감으로 차분하게 마무리되는 편이다. 지속력과 확산력이 훌륭하며, 디올답게 향의 퀄리티 또한 좋다. -Top Note: 라즈베리, 체리, 딸기, 만다린 Middle Note: 블랙커런트, 자몽 Base Note: 머스크, 패츌리 프레쉬 - 슈가리치 코스메틱 브랜드로 잘 알려진 프레쉬의 향수. 이 브랜드의 향수 대부분이 굉장히 산뜻하고 가볍다. 달콤한 리치의 향이 귀엽게 느껴지는 향으로, 지속력은 약한 편. 이제 갓 성인이 된 여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는 향수이다. 잔향은 비교적 묵직하게 마무리되는 편. -Top Note: 레몬, 자몽, 라임 Middle Note: 리치, 프리지아, 연꽃 Base Note: 통카빈, 앰버, 샌달우드 플로럴 계열의 향수 또한 말 그대로 꽃 향기를 품고 있다. 폭이 매우 넓어 플로럴 계열 안에서도 여러 계열로 세분된다. 화이트플라워를 주제로 조향한 향이 아닌 이상, 프루티 계열와 마찬가지로 무난하게 조향되는 편이다. 디올 - 블루밍부케 여성 향수 베스트셀러로 늘 꼽히는 향수 중 하나이다. 벚꽃이 연상되는 화사하고 따뜻한 작약향과, 샴푸처럼 느껴지는 자연스럽고 은은한 장미향에, 너무 부담스럽지 않도록 만다린과 살구를 넣어 마무리했다. -Top Note: 만다린 Middle Note: 작약, 장미, 살구, 복숭아 Base Note: 머스크 펜할리곤스 - 루나 상큼달콤 사랑스러운 프루티플로럴 계열의 향수. 장미가 잔뜩 들어간 스파클링 와인이 연상되는 통통 튀는 매력적인 향으로,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향이기도 하다. 바틀 디자인과 수색 또한 아름다워 펜할리곤스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Top Note: 레몬, 베르가못, 비터 오렌지 Middle Note: 장미, 주니퍼 베리, 자스민 Base Note: 머스크, 앰버 에어린 - 라일락 패스 플로럴에 강한 에어린 사의 베스트셀러 향수 중 하나이다. 물에 젖어 화사한 라일락 향을 느낄 수 있다. 봄, 여름에 특히 잘 어울리며 잔향은 꿀에 절인 듯 달콤하게 마무리된다. -Top, Middle, Base Note: 라일락, 자스민, 안젤리카, 허니서클, 갈바늄 우디 계열은 나무 혹은 숲의 향을 품고 있다. 전자일 땐 시더우드, 샌달우드, 로즈우드 등 단일 목재를 사용하여 조향하지만, 후자의 경우 솔잎, 그린 노트, 베티베 등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가을과 겨울에 특히 사랑받는다. 하지만 대부분 향수의 가격대가 높게 책정되어 있다. 르라보 - 상탈33 초반의 가죽향이 굉장히 짙어 진입장벽이 높은 향수. 초반만 지나면 포근한 샌달우드 향이 굉장히 예술이다. 톱밥, 혹은 공작소 향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지만, 상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줄곧 상탈만 사용할 정도로 매니아층이 두텁다. -Top: 샌달우드, 솔잎 Middle: 카다멈, 아이리스, 바이올렛 Base: 앰버, 시더우드, 가죽 우디 계열은 나무 혹은 숲의 향을 품고 있다. 전자일 땐 시더우드, 샌달우드, 로즈우드 등 단일 목재를 사용하여 조향하지만, 후자의 경우 솔잎, 그린 노트, 베티베 등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가을과 겨울에 특히 사랑받는다. 하지만 대부분 향수의 가격대가 높게 책정되어 있다. 르라보 - 상탈33 초반의 가죽향이 굉장히 짙어 진입장벽이 높은 향수. 초반만 지나면포근한 샌달우드 향이 굉장히 예술이다. 톱밥, 혹은 공작소 향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지만, 상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줄곧 상탈만 사용할 정도로 매니아층이 두텁다. -Top: 샌달우드, 솔잎 Middle: 카다멈, 아이리스, 바이올렛 Base: 앰버, 시더우드, 가죽 이솝 - 휠 최근 들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솝의 몇 안 되는 향수 중 하나이다. 같은 이솝의 테싯은 시트러스와 섞여 산뜻한 우디라면, 휠은 절에 간 듯 깊고 농후한 향이 매력이다. 히노끼탕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인센스처럼 매캐하고 강한 우디를 찾는다면 추천하고 싶다. -Top: 스파이시 노트, 타임 Middle: 시프레, 우디 Base: 올리바늄, 베티버, 오크모스 논픽션 - 상탈크림 최근 전국 곳곳에 매장을 내며 입소문이 난 국내 브랜드이다. 상탈33의 잔향을 담아냈다고 알려져 있다. 샌달우드를 곱게 갈아 크림과 함께 섞은 듯 부드러운 느낌의 향이다. -Top: 무화과, 베르가못 Middle: 카다멈, 진저 Base: 샌달우드, 최근 들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솝의 몇 안 되는 향수 중 하나이다. 같은 이솝의 테싯은 시트러스와 섞여 산뜻한 우디라면, 휠은 절에 간 듯 깊고 농후한 향이 매력이다. 히노끼탕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인센스처럼 매캐하고 강한 우디를 찾는다면 추천하고 싶다. -Top: 스파이시 노트, 타임 Middle: 시프레, 우디 Base: 올리바늄, 베티버, 오크모스 논픽션 - 상탈크림 최근 전국 곳곳에 매장을 내며 입소문이 난 국내 브랜드이다. 상탈33의 잔향을 담아냈다고 알려져 있다. 샌달우드를 곱게 갈아 크림과 함께 섞은 듯 부드러운 느낌의 향이다. -Top: 무화과, 베르가못 Middle: 카다멈, 진저 Base: 샌달우드, 베티버 지금까지 소개한 향수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된 것이었다. 후각이라는 것은 시각, 청각보다도 더 개인의 감상이 많이 개입되는 주관적인 영역이다. 그러므로 자신만의 향을 찾고 싶다면 최대한 많은 향을 접해 보고 탐구해 보길 권한다. 어떠한 틀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향을 마음껏 입고 다니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