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 우리 대학교 천문대 방문기 | |||||
작성자 | 이화령 | 작성일 | 2022-12-09 | 조회수 | 6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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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천문대 방문 리뷰 >
울산대학교 학생이라면 학내에 천문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문대가 있다’ 라는 사실 이외에 설치 목적은 무엇인지, 위치는 어디에 있는지 등 많은 학우들이 궁금증을 가질만한 구조물이다. 그래서 문수교지가 준비했다. 궁금하긴 하지만 알아보기는 살짝 귀찮은 우리 대학교 천문대를 찾아가 보았다. 천문대의 정식 명칭은 ‘한국 우주전파관측 울산전파천문대’이다. 한국 천문 연구원은 2008년 12월 2일 서울, 울산. 제주 세 관측지에 전파망원경을 설치하였다. 세 곳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이하 KVN)에서 세부 조정과 신호 검출 시도를 반복해 2009년 10월 16일 처음으로 동시 관측 신호 검출에 성공하였다. KVN은 울산대, 연세대, 탐라대에 설치된 직경 21m의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초장기선 전파간섭계(이하 VLBI) 관측망으로, 전파의 파동을 겹쳐 파동의 진폭을 늘리거나 없애는 ‘간섭’ 현상을 이용한 망원경 체계이다. VLBI는 멀리 떨어져 있는 세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동시에 한 천체를 관측함으로써 지름 약 500km의 거대한 전파망원경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처럼 KVN은 3기를 연결한 간섭계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각각 단일 망원경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KVN 준공을 앞두고 활용안에 대해 기대를 했었다. KVN과 같은 VLBI는 고도의 운영기술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미국, 일본, 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설치, 활용되고 있던 터라 KVN 구축으로 정밀 천문관측을 비롯하여 측지 및 지구 물리, 우주생성 비밀규명 등을 위한 국가기반시설로 활용되리라 생각했
천문대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용어도 어려운 것이 많았고, 검색만으로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아 직접 천문대를 찾아가 보았다. 울산전파천문대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현 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천문대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A: 저는 한국천문연구원 소속의 울산전파천문대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현입니다. 울산전파천문대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은 저 혼자입니다. 관측은 원격으로 이루어져 있고 울산에 있는 사람은 혼자지만 유지, 보수하는 직원들이 대전에 상주하여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파천문대가 울산뿐만 아니라 제주와 서울에도 있는데 대전 직원들은 필요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연구원이기도 하지만 울산대학교에서 천문학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난이도를 신경 쓰고 있습니다. 마음을 쓰고 있는 만큼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Q: 이곳의 정식 명칭이 ‘한국우주전파관측망 울산전파천문대’인데 전파천문대는 다른 천문대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천문대를 크게 나누면 시민 천문대가 있고 연구용 천문대가 있습니다. 시민 천문대는 사람들에게 오픈하여 별이나 행성을 볼 수 있게 합니다. 별자리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고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합니다. 울산전파천문대와 같은 연구용 천문대는 천문학자들이 연구를 목적으로 지은 천문대입니다. 원래 오리지널 천문대는 연구 목적입니다. 연구용 천문대는 크게 과학천문대와 전파천문대로 나뉜다. 과학천문대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우주를 관측하는 곳이며 대표적으로 보현산 천문대와 소백산 천문대가 있습니다. 전파천문대는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관측하는 곳이다. 우주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빛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많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본다면 그곳에 물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파로 관측하게 되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주에 존재하는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별이 아닌 것들과 별임에도 불구하고 빛을 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고, 별 주변에 가스처럼 보이는 것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주변에 있는 별의 빛이 반사되거나 혹은 그 빛이 너무 밝아 보이지 않는데 빛이 없는 것을 볼 때 사용되는 것이 전파망원경을 통해 볼 수 있다. 별이 되기 전 단계의 가스, 그리고 별이 생성될 때 발생하는 가스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행성과 같은 것들의 생성 과정을 보고 싶지만, 주변의 빛이 강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데 전파망원경으로 보게 되면 별보다 더 선명하게 보이게 된다. 또한, 블랙홀을 관찰하기도 한다. 블랙홀에 주변 물질들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관찰하기도 하고 블랙홀이 어떤 형태로 있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다.
Q: 천문대가 생긴 이후로 울산전파천문대에서 얻은 연구 결과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새로운 발견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현재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 중에서 새롭다고 할만한 것은 블랙홀 맵을 만드는 것입니다. 외부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전체적인 것에 대한 북반구의 카탈로그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아이템은 만기형 별, 즉 죽어가는 별이 흩어지는 모습을 관측하고 있습니다.
Q: KVN이 울산 이외에 서울과 제주도에도 있는데 울산 전파천문대 자랑 한번 해주세요. A: 일단 전파망원경의 입지 조건을 얘기하자면 3개의 망원경이 원격으로 돌아가야 하므로 통신망이 잘 갖춰져야 합니다. 그리고 입지 조건으로 봤을 때, 서울과 제주도, 동남쪽 끝 지점이 좋은데 울산이 그 위치에 있습니다. 간절곶이 가장 해가 빨리 뜨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입지 조건으로 봤을 때, 울산이 좋습니다. 전파망원경이 제주에는 탐라대학교에 있었는데 폐교가 되면서 운영이 힘들어졌고, 서울은 연세대학교에 있는데 찬밥신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울산의 전파망원경은 다른 곳에 비해 협조와 지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울산이 산업도시이기 때문에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이 돼서 정전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제가 청주에 갔을 때 실험실에 기습적으로 전기가 나갔었는데 며칠 내내 계산하던 것들이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어휴
Q: 관측은 연구원분들만 가능하다고 하던데, 혹시 이곳을 견학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교내 생활 과학 교실을 통해 천문대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실습재료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견학 인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와서 둘러보고, 강연 듣고 하는 것은 인원 제한 없이 조율하면 충분히 방문 가능합니다. 또 천문대가 움직일 때 보고 싶으면, 6~8월을 뺀 나머지 달에 와서 구경하시면 됩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A: 우리 대학교에 이러한 첨단 시설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전 세계의 같은 전파를 가진 망원경들끼리 함께 관측을 하는 세계적인 망원경입니다. 세계적인 망원경이 우리 학교에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세요.
한국우주전파관측망 울산전파천문대의 위치는 조선·해양공학관에서 더 들어가야 하는 깊숙한 곳에 있다. 이곳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운동 삼아 가서 관측 망원경을 구경하고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44기 정기자 이화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