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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교지

문수교지

배우 김종수를 만나다
작성자 문** 작성일 2021-05-07 조회수 607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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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종수는 1984년 극단'고래'에 입단을 시작으로 36년째 연기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제공: 아티스트컴퍼니

                             

이름: 김종수

 

출생: 1964년 부산광역시

학력: 울산대학교 화학과 학사

데뷔: 1985년 연극 에쿠우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주요 작품: ‘킹덤’, ‘프로듀사’, ‘삼진그룹영어토익반’, ‘극한직업’, ‘1987’, ‘미생

 

영화배우 김종수는 1985년 연극 에쿠우스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연기 인생을 이어오고 있는 배테랑으로 우리 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였다.

전공과 관련된 직업은 아니지만본인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우 중 본인이 꼭 전공에 맞는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면 배우 김종수의 인터뷰를 통해 유의미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

<영화 ’1987‘ 박종철 열사 아버지역>

사람들이 요만큼이다, 정해놓은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마! 본인이 재밌는 거 하고 살아

<영화 삼진그룹영어토익반봉현철 부장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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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김종수 인스타그램 / 영화<삼진그룹영어토익반>

 

배우 김종수는 드라마 미생에서는 김부련 부장을 맡아 실적에 목매면서도 부하직원을 티 내지 않고 챙기는 등 회사 부장님 연기를 찰떡같이 소화해내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가 출연한 작품 리스트만 보아도 범죄와의 전쟁‘, ’검사외전‘, ’시동‘, ’마약왕‘, ’오케이 마담‘, ’삼진그룹영어토익반‘, ’미생‘, ’킹덤‘, ’육룡이 나르샤등 얼마나 화려하고 많은 작품에 참여하였는지 알 수 있다.

 


Q: 울산대학교를 졸업하셨다는 것을 알고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학우가 신기하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A: 1학년 때부터 연극에 관심을 갖고 지역에 있는 극단을 찾아가서 연극을 시작하게 됐죠. 학교를 마치면 거의 극단 연습실에 가 있거나 극장에서 연습을 했어요. 제가 고향이 부산이다보니 자취를 했고, 동네에서 친구들과 모여 살았죠. 휴일 저녁때 모여 비디오 10개씩 빌려서 보기도 하고, 여러 명이 떼를 지어 다니며 즐겁게 지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교수님과 학우들이 공연을 보러 왔는데, 교수님이 오시면 금일봉을 주셨는데 그때의 추억이 기억나네요.

 

Q: 화학과를 졸업하고 배우가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제가 무대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산 시민회관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통해서 였어요. 공연을 처음 보면서 무대에서면 어떤 기분일까, 저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대학교를 다니면서 기성 극단인 고래에서 연극을 시작하게 됐고, 지역에서 연극 활동을 하게 됐어요.

 

Q: 84년부터 극단 고래에 입단해서 연기 생활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기 활동을 하며 어려운 점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동기가 있으신가요?

 

A: 연기 계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기는 재밌고 즐거워서예요. 제가 어렸을 때는 체구도 작고, 공부도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근데 연극을 통해 무대에서 내가 생각한 것들, 준비해온 것들을 표현하고 앙상블을 맞춰나가고 또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 무대 세트나 소품 등을 제 손으로 만들어 나가는 성취감을 통해 큰 즐거움을 얻었죠.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카타르시스도 있고. 어느 분야나 자신이 원하는 경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당연히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나다워짐을 느끼면서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동기이자 원동력이 되었죠.

 

Q: 1985년 데뷔작인 에쿠우스에서 알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신 거로 알고 있어요. 지금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알런과 데뷔 연도에서 딴 alrun85를 사용하고 계신데, 본인에게 알런이라는 캐릭터는 어떤 존재인가요?

 

A: 저에게 있어 알런이라는 캐릭터는 무대 위에서 만난 첫 캐릭터이죠. [에쿠우스] 역시 인상적인 작품이고요. 1984년 여름방학 때 극단 고래모집 포스터를 보고, 극단에 연락드리고 찾아갔었어요. 그때 극단에서는 한창 [에쿠우스]를 연습 중에 있었어요. 제가 그때 몸무게가 50kg 정도여서 야위었을 때인데, 작고 말라서 당시 연출님이 알런캐릭터랑 닮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연출자가 무엇을 해봤냐고 물어보셨고, 제가 해본 적이 없다고 답하자 대본을 주시면서 연습을 해보자고 하셨죠. 산에 가서 소리 지르기 등 트레이닝을 시켜주셨는데 그때 만난 분이 지금도 울산에서 제작 활동을 하고 계시는 장창호 선배님이세요. 저에게 이래라저래라 등의 지적하는 가르침보다는 스스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게끔, 표현하는 방식 등이 마음에서 우러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셨어요. 그런 장창호 선배님이 에쿠우스의 첫 연출자이자 제가 배우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신 선생님이죠. 지금도 감사드리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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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종수가 30대 시절 공연하던 모습이다. / 사진제공: 아티스트컴퍼니

 

Q: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속 캐릭터도 알런이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속 캐릭터를 말씀해주세요.

 

A: ‘알런을 잊을 수 없죠. 그 당시에는 극장이 많이 없어서 예식장에 무대도 만들고, 객석도 꾸미고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연습했던 과정이나 연습실의 분위기 등 세세한 기억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죠. 많은 작품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연극 인생에서 크게 남아있는 캐릭터는 알런이에요.

 

Q: 맡은 배역 중 아쉬움이 남거나 다시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으신가요?

 

A: 연기를 하고 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이 또한 연기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해보고 싶은 역할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걸 해야지라는 생각을 담아두기보다는 어떤 새로운 역할이 들어올까, 나이가 들면서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또 나한테 올까라는 그런 궁금증들을 갖고 있어요.

 

Q: 영화 1987에서는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 옹 역, 극한직업에서는 치킨집 주인 역 등 정말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고 계시는 데 역할이 바뀔 때마다 어려움이 있진 않으셨나요?

 

A: 영화 <1987>은 어려움보다는 부담이 꽤 컸던 작품이었죠. 박정기 옹이 생존해계셨고, 실존 인물이시고, 역사의 그 시간을 일조하진 못했지만 같이 살아온 사람으로서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고요. 그 역할을 감히 제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많은 분들이 연기를 보시고 좋아해 주시기도 하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부끄러운 부분이 많아 그런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어요.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처음 대본을 받으면 막막하지만 그런 상태에서 인물을 세우고, 살을 입히고,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들이 힘들기보단 당연하고, 즐거운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의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20대부터 연기를 해왔습니다. 대한민국 50대 배우로서 작품 안에서 녹아들어 한 부분을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고, 그 이야기의 진정성을 담아낼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또한, 동료들하고 즐겁게 작업하는 배우로도요. 다른 작품을 보거나 혹은 어떤 캐릭터를 볼 때 제 모습과 매칭이 되나, 내 모습과 목소리로 저 느낌을 해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기는 하지만 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주어진 작품 속에서 내가 맡은 것을 만드는 작업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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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돈> / 사진제공: 김종수 인스타그램.

 

Q: 최근 몇 년간 삼진그룹영어토익반, 극한직업 등 끊임없이 작품을 연기하셨습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으셨나요?

 

A: 제가 하는 이 작업 자체가 쉼터이자 놀이터이고 일터이자 배움터라고 항상 생각해요. 현장의 기다림도 좋고 함께 작업하는 배우들, 스태프들과 어울려 같이 작업하는 것이 좋고, 동료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고요. 시나리오에서 평면적으로 있던 이야기들이 점점 입체화되고 숨을 쉬기 시작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보면 그 과정 자체가 설레고 재미있어요. 일하는 현장에서 쉼을 얻고 있어서 따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죠.

 

Q: 일정이 없는 날에는 주로 어떻게 휴식을 취하시나요

 

A: 일정이 없는 날에는 주로 집에 있어요. 가끔 책도 보고, 동네 산책도 하고, 같은 동네에 오래 살면서 지인들과 커피 혹은 술 한잔하면서 사는 얘기 주거니 받거니 하기도 하고요. 간단하게 운동을 즐기기도 해요.

 

Q: 자신이 꿈꾸는 진로와 전공이 맞지 않은데 부모님의 걱정이나, 두려움 때문에 그대로 맞지 않은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혹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이 질문에 해당되는 사람이 저인 것 같아요. 저는 후배들에게도 종종 물어봐요. 이 일을 평생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라고요. 드러나 보이는 것과 실제 수행하면서 겪는 과정들이 있는데, 눈에 보이는 즐거움 때문에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죠. 전 제가 이 일을 좋아하는 걸 분명하게 알았어요.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면,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행복한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용기를 내고 도전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Q: 연기를 시작하기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하실 것 같나요?

 

A: 그 때로 돌아간다면 지금과 똑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꽤 소심한 편이었는데, 극단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용기, 어떻게 그 용기가 났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신기하기도 해요. 유명한 배우가 돼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시작한 것이고, 그 때 선택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마지막으로 울산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단지 전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고, 저에게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아 이 일을 시작하는 작은 용기를 냈고, 다행히 좋은 인연과 기회를 만나 지금까지 큰 고난 없이 꾸준히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적응하며 사는 것이 만만하고 간단한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시고 도전하시면서 힘을 내라고 얘기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뿐인 자신의 인생을 본인의 것으로 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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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동> / 사진제공: 김종수 인스타그램

 

배우 김종수는 많은 작품을 통해 우리를 웃게 하고 때론 울게 하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펼쳤다. 데뷔 36인 차인 그는 아직도 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한다자랑스러운 우리의 선배인 배우 김종수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43기 정기자 이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