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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문수문예] 시 가작 <내면>
작성자 이** 작성일 2021-12-06 조회수 241

내면

                                             배준열

 

내 육신은 안팎의 온도가 다른 창문

말과 글의 온도가 다른 내가

쓰는 것에 대한 쓰라림으로

쓰림이란 속 쓰림 밖에 모르는 친구들 모아

술병에 스치는 얼굴들 그리움 삼아 맘껏 취한다

제일 조용히 취한 내가

기억이란 사랑보다 슬프다는 노래

나지막이 부르다 새벽 앞에 무릎 꿇고

비틀거리는 추억으로 괜히

아버지 같은 전봇대에 등을 빌린 것을

오줌 묻은 담벼락에 묻는 안부가 술버릇인 것을

쓰레기더미 고양이처럼 캄캄한 밤을 몰래

숨어서 야금야금 씹 어 먹 는 것을

골목의 고양이 같은 엄습을 두려워하는 것을

그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일어나면 육신같이 속이 차가운 냉장고 안에서

언젠가 먹으려 넣어둔 기억 꺼내어

쉬었는지 확인 따위 없이

쓰린 기억을 해장하는 것

그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저녁놀처럼 내 육신은 낮과 밤이 붙어있어서

유행가처럼 부르는 너의 이름

끝 맛이 씁쓸한 노래

날 달래주는 시

노트 속에 꼭 숨겨둔 것은

그 아무도 모를 것이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것 많아서

이중인격 되는 나를 그 아무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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