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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목숨이다" 외솔 정신을 새기며
작성자 이** 작성일 2021-10-01 조회수 165

한글전용법·가로쓰기 등 실천

 

외국어, 줄임말 사용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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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병영동에 있는 외솔 최현배 기념관. 외솔이 생전 집필한 우리말 사전과 업적 등이 전시돼 있다. 

 

오는 9일은 제575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한글을 창제해 반포한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이에 <울산대신문>은 울산 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에 대해 알아봤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면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한글을 지키고 대중화한 학자가 외솔 최현배 선생이다. 울산 중구 병영에서 태어나 주시경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은 최현배는 국어 문법을 집대성한 <우리말본>을 집필해 오늘날 한글 체계의 기반을 마련했다. 더불어 ‘한글이 목숨이다’는 구호를 외치며 일제로부터 우리말과 한글을 지켰다. 

 

역사 교과서 근현대사에 등장하는 조선어학회의 핵심 인물이 최현배 선생이었다. 1941년 민족 말살 통치로 일본식 이름을 쓰도록 강요했던 일본이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것을 독립운동으로 규정하고 최현배를 비롯한 33명의 국어 학자를 형무소에 가둔 것이 그 유명한 조선어학회 사건이다. 

 

광복되면서 풀려난 최현배 선생은 우리말 사전을 완성하면서 국어학계의 중요한 인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공문서를 한자가 아니라 한글로만 쓰자는 한글전용법을 통과시키려 국회에 건의문을 내고 성명서도 발표했으며 일제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한글 가로쓰기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또한 한글의 기계화에도 앞장섰는데, 한글기계화연구소를 설립해 우리가 당시 상용화된 타자기 한글 글자판을 통일했다. 이 외에도 일본말 몰아내기 우리말 도로 찾기 운동을 펼치며 일제강점기 후 일본어가 국어였던 우리나라에서 한글을 대중화했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든 인물 또한 최현배 선생이다. 

 

일제강점기로 무너졌던 우리말과 한글을 바로 잡고 널리 알리려 했던 외솔 최현배 선생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일본식 한자말을 배우고 한글과 한자를 혼용하며 세로로 글을 썼을지도 모른다.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학자로서 우리말과 한글 연구에 몰두하고 목소리를 냈던 외솔 최현배 선생은 한글날에 세종대왕과 함께 기억돼야 할 우리나라의 소중한 역사이다. 

 

우리 대학교 과학기술 분야 권장 도서 <총, 균, 쇠>의 저자인 문화 인류학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저서를 통해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각각 의미가 있고 일부 자음과 모음만으로도 글자를 만들 수 있어 빠르고 쉽게 볼 수 있다”며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에는 한글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울산시는 행사 이름에 과도한 외래어, 외국어를 사용해 언론 매체 및 시민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과학기술교육 축제를 ‘스팀페스타’로, 직접 만든 물품을 전달하는 봉사 활동을 ‘핸즈온 봉사’로 행사를 진행했다.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 국어 관련 업무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였다. MZ세대 또한 무분별한 줄임말, 신조어를 남용해 우리말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10월 9일 한글날은 단지 쉬는 날이 아니다. 우리는 외솔 정신을 새기며 평소 잘못된 언어 사용에 대해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이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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