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울산대신문

울산대신문

고흐가 빛나는 밤-<러빙 빈센트>
작성자 이** 작성일 2021-06-02 조회수 203

영쓰 변환.jpg

 

인간은 살아가면서 돈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보통 직업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기자는 철학이라는 순수학문을 전공하고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돈에 쪼들리는 삶을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다. 돈이 없어도 예술의 끈을 놓지 않았던 고흐의 삶을 다룬 영화 ‘러빙 빈센트’는 기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는 화가 고흐가 죽고 1년 후 주인공 우편 집배원 아르망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고흐는 평생을 수입 없는 화가로 살면서 동생 테오에게 생활비와 그림 재룟값을 받았다. 형제는 고흐가 자살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편지를 주고받았다. 주인공 아르망은 고흐가 테오에게 보내려 했던 편지를 전하라는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여정을 떠난다.

 

아르망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귀를 잘라 창녀에게 선물했던 고흐를 미치광이로 봤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은 충격이었다. 고흐는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작품 활동에 매진했고, 테오에게 예술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생각을 담은 편지를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동생이 심각한 병에 걸렸음에도 무일푼인 형을 위해 혹사하고 있고 그의 작품이 후원을 받을 만큼 가치가 있냐는 말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화는 고흐를 그저 미쳐버린 그림쟁이라고 생각했던 아르망이 그의 삶을 진심으로 동정하고 죽음을 애도하면서 막을 내린다.

 

기자는 영화에서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바닥 중의 바닥 인생이지만 언젠간 자신이 마음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 모두에게 보여줄 것이다”는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다. 비록 그는 주목받지 못한 채 가난한 화가로 살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은 순수학문의 험난한 길을 걱정했던 기자에게 용기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예술이나 순수학문에 뛰어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성공을 바라기보단 고흐처럼 오직 순수한 열정만으로 자신만의 세계와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편 영화 ‘러빙 빈센트’는 세계 최초로 직접 그린 유화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며 125명의 화가가 10년간 고흐의 화풍을 그대로 재현해 장면 하나하나 구성했다. 그야말로 ‘고흐가 바라본 세상’을 시대를 거슬러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생생히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이나경 기자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