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수기 공모전] 금상 <시작을 앞둔 너에게>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21-04-01 | 조회수 | 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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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앞둔 너에게>
사람들은 말하곤 합니다. 어떤 끝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요. 그 끝은 누군가에게는 고등학교 생활의 끝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대학 생활의 끝일 것입니다. 어떤 끝인지는 모두에게 다르더라도 새로운 시작을 앞둔 우리의 감정은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달리기의 출발선에 선 것처럼 떨리고, 긴장되면서도 설레고 기대되겠죠. 제가 하는 몇 가지 이야기가 대학 생활의 시작을 앞둔 여러분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첫째, 여러분은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생이 된다면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내향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저의 모습도 싫지 않았지만,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생각을 나누고 싶었거든요. 여러분도 변화를 원한다면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출발선에 바꾸고 싶은 모습을 놓아두고 출발하면 되니까요. 달리기 시작하면 여러분은 상상하는 어떤 사람도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면 책임 내의 자유를 온전히 즐기면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은 싫어하는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내 모습이 선명해진다면 미래에 되고 싶은 내 모습도 어느새 선명해져 있을 것입니다.
셋째, 답이 없는 문제도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에 퍼즐처럼 딱 맞는 하나의 답만 존재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수많은 답이 없는 문제들을 마주치고 그때마다 고민하면서 여러분만의 답을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답이 없는 문제를 고민하는 일은 불편하고 힘들지만, 그 고민 속에서 여러분의 가치관을 단단하게 쌓을 수 있을 겁니다.
넷째, 스스로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가볍게는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부터, 전과나 휴학, 취직 등 무거운 결정도 있겠죠.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가치관을 바탕으로 스스로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우선순위와 좋아하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후회하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후회를 할 수 있도록, 여러분만의 가치관을 쌓아 휩쓸리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섯째, 나의 행동을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가 이렇게 한다면 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뒤에서 흉보거나 웃어버리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나의 행동을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데 신경 쓰이는 것이 타인의 시선뿐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행동하세요. 누구도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으니까요.
저는 대학생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쉽게 드러낼 수 없었던 개성도 마음껏 표출하고 싶었고 자의적으로 여러 곳에서 봉사 활동도 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 홀로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고 싶었고 국토대장정도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노란색이나 하얀색, 보라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제가 좋아하는 옷들을 입었습니다. 여러 행사와 문화재, 환경 보호 활동에 참여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낯선 곳에서 혼자 배낭을 메고 걸어 다니며 풍경을 눈에 담았습니다. 15박 16일 동안 부산에서 강원도까지 발자국을 남기면서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대학 생활을 달리기라고 한다면 출발점은 같더라도 도착점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달리면서 무엇을 하든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학업에 집중해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고, 대외활동을 하거나 자격증을 딸 수도 있습니다. 쉬고 싶은 만큼 쉬어가거나 주변 풍경을 눈에 담으며 천천히 걸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틀린 길은 없습니다. 다른 길만 있을 뿐이겠죠. 그러니까 길을 지나면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반짝였으면 좋겠습니다.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길의 도착점에서 뒤돌아보니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시작점 앞에선 여러분에게서 떨림과 설렘으로 상기된 스무 살의 제가 보입니다. 스무 살의 저와 여러분께 전하고 싶습니다. “늘 너를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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