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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수기 공모전] 대상 <작은 꽃봉우리>
작성자 이** 작성일 2021-04-01 조회수 283

 <작은 꽃봉우리>

홍승의(중국어·중국학·14)

 

나에게 ‘울산대학교’란 부끄러운 이름이었다. SKY학생들을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었고, 자격증 공부를 하려고 강남 학원을 등록했을 때는 ‘우리 학원은 명문대생만 다녀서, 등록하셔도 합격하기 어려우세요.’ 라는 모욕적인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의 무시와 조롱은 오히려 나를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잠을 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열심히 공부를 했고, 그 해에 국방부에서 주관하는 어학 시험에서 전국수석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당시 시험 응시자 중 절반이 SKY, 한국외대 학생이었고, 나를 제외한 36명의 응시자 모두가 인서울대나 해외 유명대학 학생이었다. 주변에선 더 이상 나를 지방대, 울산대 학생이라고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력으로 진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며, 자신들의 학벌을 숨기기에 급급한 눈치였다. 

 

 나에게 울산대학교  이상 부끄러운 이름이 아니었다이제는 울산대학교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내가 울산대학교 가치를 증명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그리고 그동안 울산대학교라는 이름에 나를 가둬두고경멸하고 무시했던 것은 사회가 아닌 바로  스스로였던 것을 깨달았다 나의 대학생활은 180도로 달라졌다정확히 말하면 울산대학교 캠퍼스에만 한정되어 있던  세상이 국제화세계화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각종 대회준비  자기개발에 여가시간을 투자했고대회를 참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나는 울산대학교그것도 취업  된다는 어문계열의 학생이다복수전공교직이수도 하지 않고단일전공으로 졸업했다하지만 졸업하자마자 취업이 됐고이력서를 넣은 회사들은 모두 최종합격 통지 문자를 보내왔다나는 울산대학생이라서 취업이  되는  아니라안주하고 게을렀기 때문에 취업이  되는 거다. 같은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개인적 특성과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열심히 하면 되더라. 같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싶지도 않다단지 울산대학생이라서울산대학교라서  된다는 구차한 변명을 대지는 말자는 거다

 

세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365, 24시간을 준다그리고  시간을 어떻게 할애하고 사용하느냐는 순전히 우리 개개인의 의지에 달렸다울산대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35000시간 시간을 울산대학교라는 울타리에 가두어두지 마라    목표를 향해 울산대학교라는 사다리를 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울산대학교는 우리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다우리가 사회에 나가 최고가   있도록 도와주는 인생의 조력자이자 파트너이다한때 나는 어리석게도 울산대학교가  인생의 종점인  알고 나은 종점을 찾기 위해 방황하며 편입시험을 준비했었다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학점 2.8 받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편입할 기회를 다시 준다고 해도울산대 말고 다른 대학을  생각이 없다만약 다른 대학을 간다면 지금의 나를 잃어버릴 것이기에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나는 울산대학교를 선택할 것이다하지만 울산대학교가 괜찮은 학교라고 해서우리까지 덩달아 괜찮은 학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앞서 말했듯 이제는 학교가 우리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우리가 학교와 스스로의 우수성을 증명해야하기 때문이다

 

울산대학교를 더는 핑곗거리로 삼지 말자고 결심한 내가 가장 먼저  일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었다울산대학교의 재평가만큼이나 스스로에 대한 재진단이 시급했기 때문이다우리는 스스로를  아는  같지만바쁜 일상에 치여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지지 못할 때가 많다내가 무엇을 좋아하고무엇을 잘하지?라고 질문하기보다는 세상이 무엇을 좋아하고무엇을 원하는지 살펴보고 가치관을 쫓아가기 바쁘다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고성격도 개성도 천차만별인데 자꾸만 나보다 똑똑하고공부에 특화된 사람과 경쟁하려고 한다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고꿈을 이루기 위해 돈을 벌지만정작 무엇이 나의 행복이고무엇이 나의 꿈인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일단 돈부터 벌고여유가 되면 차차 생각해보자는 주의다그래서 누구나 바라는 높은 연봉과 안정된 직장보다는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쉬는 시간을 줄여가며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하고 싶은 공부를 하니 공부가 재미있었고공부가 재미있어지니 성적이 잘나왔다그리고 예전엔 시도조차 못했던 일에 대범하게 도전하면서 역량의 범위를 넓혀갔다마치 얼마나 많은 장애물을 극복할  있나  스스로를 테스트 하는 것처럼 말이다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분야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고내가 잘한다고 생각했던 분야가 그저 익숙했던 분야라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그렇게  세상은 세계화에 이어스마트화라는 새로운 혁신을 맞이했다거듭된 도전에 나는 지성의 성장뿐 아니라 자존감 역시 높아졌고어느새 소심하고 남들 앞에서 우물쭈물하던 성격은 수십 명을 상대로 특강을  정도로 대범하게 변해 있었다아무것도 못하던 어리숙한 대학생이 35000시간을 거쳐프로페셔널한 기업인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글을 쓰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다그러다 문득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마치 울산대학교에  입학했을  모습과 같아서아직 나처럼 방황하고 있을 후배님들에게  글을 바치기로 했다나처럼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나처럼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그저 여러분을 과소평가 하지 말고여러분의 색깔에 맞는 여러분의 옷을 찾아 입으면 된다마지막으로 울산대학교 학우 여러분에게 자작시 한편을 선물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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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봉우리>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누구한테 배우지 않아도

꽃은 스스로 피어날 때를 안다

 

어떻게 해야 이쁜지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지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다

 

꽃이 없다 때리지 마라

피는  늦다 버리지 마라

봄이 오면 싹이 트듯

때가 오면 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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