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울산대신문

울산대신문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언더독>
작성자 이** 작성일 2021-03-05 조회수 139


movie_image.jpg

 

시국이 시국인지라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특히 도어락 소리만 들리면 꼬리를 신나게 흔들며 반기는 강아지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은 이미 언론에서도 많이 다룬 사실이다. 하지만 답답하다, 외롭다는 등 단순한 이유로 한 생명을 집에 들이면 그만큼 쉽게 버려지는 유기견도 생긴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영화 ‘언더독’은 유기견의 여정을 다룬다.

 

영화는 주인공 뭉치가 버려지면서 시작된다. 펫샵에서 입양된 뭉치는 짖음 방지기를 목에 달고 있었다. 주인은 평소 뭉치가 좋아하는 테니스공을 멀리 던져 가져오라 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 주인이 곧 있으면 올 것이라는 믿음은 헛된 희망이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유기견은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그 주변에서 죽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영화에선 또 다른 유기견들이 뭉치에게 손을 내민다. 뭉치를 포함한 유기견 무리는 사냥하는 법을 몰라 인간이 남긴 잔반을 먹는다. 숲엔 야생동물이 있어 아무도 살지 않는 철거촌에서 살아간다.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뭉치는 주인이 남긴 테니스공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자신을 버린 인간을 그리워한다.

 

철거촌에 공사가 시작되자 갈 곳이 없어진 유기견 무리는 들개를 만난다. 불법 교배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사냥하며 살아가는 들개 밤이는 유기견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준다.

 

또한 그들은 힘을 합쳐 인간이 없는 세상인 비무장지대로 떠나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뭉치는 주인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게 되고, 항상 갖고 있던 테니스공을 강물에 흘려보낸다.

 

그들에게 있어 비무장지대는 인간이 없으니 유토피아다. 영화에선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인간이 없는 세상에서 즐겁게 살았답니다”로 끝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해피 엔딩임에도 가슴이 아팠다. 특히 기자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 슬픔은 배가 됐다.

 

평생 주인만을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갑자기 버려진 유기견이 과연 영화에서처럼 믿음을 버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책임지지 못할 입양은 지양해야 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한 생명을 유기해선 안 된다.

 

이나경 기자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