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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주] 철학이 필요한 이유
작성자 이** 작성일 2021-03-05 조회수 226

현대 사회에선 옳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인생 그렇게 어렵게 살지 말라”며 무안을 주거나 자신의 주장과 맞지 않으면 아예 입을 닫아버린다. 소통의 부재 속에서 피어난 타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혐오를 낳는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철학이다. 철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면 자신이 믿었던 하나의 세계를 깨고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을 겪는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는 뜻이다. 

 

명확한 답이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은 자기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을 꺼린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무지나 논리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철학은 당연함에 자신 있게 물음표를 던지는 학문이다.

 

“교양수업에서 질문 많이 하는 사람은 보통 철학과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신은 존재하는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인간이라면 생각하게 되는 주제를 철학에서 다룬다.

 

자연의 현상을 다루는 과학에서도 철학적 사고는 존재한다. 기존의 이론이 당연함에 사로잡히지 않고 계속 뒤바뀌는 것이 증거이다. 지금이야 학문의 세분화로 과학자, 철학자, 수학자가 따로 있지만 옛날엔 철학자가 곧 과학자였고 수학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은 학문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우리나라 대학은 철학과를 없애거나 통폐합하고 있다. 취업 시장에서 장래성이 없기 때문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을 지향하는 현대 사회에서 순수학문은 대접받지 못한다.

 

본디 응용학문은 순수학문을 통해 생성되고, 유지될 수 있다. 순수학문인 물리학도 연구를 활발히 지속해야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철학 또한 공부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지적 소통이 늘어날 것이다. 물론 취업 시장에선 실용적이지 않다는 약점이 있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에겐 복수전공을 권유하거나 다른 문제를 모색해야지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존재를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현재 상태에서 나아가려면 이 세상의 근원을 알아야 하고, 나의 근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새는 알에서 깨어나려고 투쟁한다”는 소설 데미안의 구절처럼 인간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철학적 사고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해야 한다. 지식을 머리에 넣기만 하고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지 않으면 나를 비롯한 인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철학은 기존의 것을 탈피하고 성장하는 학문이다.

 

이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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