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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칼럼] 어른이 된다는 것(재업)
작성자 윤** 작성일 2020-09-15 조회수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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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싶다

유독 이번 작업을 진행하면서 위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다. 1학년 때 처음 신문사에 들어와 22,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2020학년도 신문사 국장을 맡았다. 그리고 6월호를 내는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2월부터 진행하던 작업이 계속해서 엎어지고, 다른 개인적인 일들까지 겹치며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 정도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유독 몇 달 사이에 많았다.

 

그럴 때마다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가 생각하는 어른이란, 일을 어리숙하게 처리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대처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레 생각이 성숙해지며 기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어른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몇 달 간 일이 잘 안 풀리고 좌절할 때마다, ‘내가 아직 너무 어려서 그렇구나하고 생각했다. 더 나이를 먹어서 닥쳐온 일들을 처리했으면 능숙하고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혹사해가면서 자존감도, 자신감도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6월호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런데 많은 불안 속에서 시작한 6월호는 이전처럼 큰 시련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혼자서 다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버리고 주변에 도움을 구해 능률적인 일처리를 지향했다.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일도 더 완벽하고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타인의 의견을 구하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그래서인지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수월하다고 느껴졌다.

 

몇 달 전 힘들 때마다 상상했던 어른이 된 기자의 모습이, 6월호 작업을 하는 기자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하다고 느꼈다. 그때 단순히 시간이 일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번 넘어져 연륜을 쌓은 자신이 해결해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득 앞으로도 나이를 먹으면서 여러 일들을 겪게 되겠지만, 그때 다가오는 일들을 조금은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몇 달 전에 여러 사람과 만나고, 리더 자리에서 일을 처리해본 자신이 해결해주는 것을 알게 됐다. 국장이 돼서 겪었던 여러 특수한 상황들이 만약 그냥 대학생 정혜윤으로 지냈다면 25살이 돼서도 비슷한 상황에 여전히 어려서 그랬다며 울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작업이 엎어지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일들을 병행하면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고, 어쩌면 6월호 시작도 못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 일들이 결국 더 나은 미래의 나를 만드는 일임을 알기에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반년 만에 처음으로 지면신문 6월호로 인사드리게 됐다.

 

국장이라는 무겁고도 귀중한 자리를 믿고 맡겨주신, 조언해주고 옆에서 함께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기자가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어지는 순간마다 자신보다 더 기자를 믿어주고 계속해서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해준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6월호를 만드느라 수고한 자신에게 가장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정혜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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