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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칼럼] 나무가 아닌 숲을 보자(재업)
작성자 윤** 작성일 2020-09-15 조회수 213


윤병집 증명사진.jpg

 

 

기자는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관심이 없다. 그래도 빅뱅은 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니까. 빅뱅의 막내 승리는 다른 멤버들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옅었다. 그래서일까, 작년부터 승리는 사업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여러 예능과 방송에서 보여준 사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화려한 파티 개최를 두고 '위대한 승츠비'(승리+개츠비)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승리 게이트 이후 그는 별명처럼 위대한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큼직하게 나열된 의혹들만 봐도 마약, 성폭행, 성 접대 등 죄질도 다양하다. 그의 연예계 생활은 종지부를 찍었으며 평생 범죄자로 낙인찍혀 살아갈 것이다. 옅었던 존재감을 이런 방식으로 돋보이게 된 것에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기자는 이 사건을 단순히 승리의 부적절한 욕망과 전 계약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인성 관리 부재가 일으킨 참극이라 봤다. 그러나 지난달 23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승리 게이트의 진정한 뿌리를 파헤쳤다.

 

정경유착은 기본이요 3대 범죄조직 중 하나인 삼합회에 일본 재벌까지 연관됐다. 버닝썬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태풍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찻잔 속의 돌풍일까. 여전히 메인 뉴스난에는 똥 씹은(?) 표정의 승리와 정준영 얼굴만 떡하니 붙어 있다.

 

승리 게이트의 신호탄을 쏜 승리나 여타 연예인의 죄질을 다루는데 있어 경중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찰이 버닝썬과 유착 관계를 맺고 해외 범죄 조직의 탈세를 도왔다는 헌정사상 유래 없는 논란이 터졌다. 이미 개인의 도덕, 법적인 처벌 수준을 넘어 국가의 위신 차원까지 불거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위 메이저라 지칭되는 신문사들이 겉으로 드러난 연예인 사건에 목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고 했다. 진정 대중이 봐야할 부분이 승리의 얼굴일지, 아니면 린 사모와 삼합회일지 언론인의 자세로써 다시금 고민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윤병집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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