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의 두 얼굴 ‘사이버 망명지 - 범죄 소굴’ | |||||
작성자 | 정** | 작성일 | 2020-07-09 | 조회수 | 5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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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은 보안성이 뛰어난 만큼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
사생활 보호 보안성 최대 강점
테러단체, 성범죄 수단 악용
국내만 규제, 범죄 근절 의문
“경찰은 나를 절대 잡을 수 없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피해 여성을 협박하고 성 착취 영상을 유포한 일명 n번방 사건의 주동자들은 사건 초기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했다. 대중은 그들이 보인 뻔뻔함에 분노했다. 범인들이 경찰 조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는 텔레그램의 강력한 보안성 때문이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파벨 두로프와 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검열받지 않을 자유와 개인 사생활 보장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2013년 출시한 인터넷 메신저이다. 특히 비밀 대화 기능에 적용되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강력한 보안성으로 주목받았다.
강력한 보안성은 범죄자들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2014년 테러조직 IS가 텔레그램을 테러 지시와 성범죄 수단 등으로 이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7년 인도에서는 텔레그램을 이용한 소아성애 범죄가 일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테레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텔레그램을 ‘범죄자들의 둥지’라고 공개 비난했을 정도다.
텔레그램이 처음부터 범죄 수단으로만 이용된 건 아니다. 보안성을 보장하는 텔레그램은 독재정권 아래 사회 운동가들의 소통 창구로 쓰였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범죄자 인도법 제정 논란으로 민주화 시위가 이어졌다. 13만 명이 넘는 홍콩 시민이 텔레그램에 모여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해 토론을 벌였다. ‘사이버 망명지’ 역할을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텔레그램 사건을 사회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부작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우일 경찰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국가에서 텔레그램 사용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며 “이로 인해 파생되는 범죄 등의 역기능은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n번방 사건 이후 인터넷 메신저 등을 이용한 사이버 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국회에선 n번방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 법안이 통과됐다. 인터넷 사업자에게 부과돼 있던 불법 촬영물 삭제 및 차단 의무를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사업자가 불법 음란물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국내법으로 해외 사업자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보여주기식 법안 통과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력한 보안성의 바탕, 종단간 암호화 기능
일반 채팅방에서는 휴대전화와 메신저 서버 사이에 통신 보안을 위해 암호화 장치를 적용한다. 이때 서버에 도착한 메시지는 서버에 의해 암호가 풀린다. 메시지는 서버에 문서의 형태로 기록된다. 반면 비밀 채팅방에서는 ‘종단간 암호화 기능’으로 서버에서조차 메시지가 암호화된다. 서버는 암호화된 메시지가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므로 발신자와 수신자를 제외한 누구도 메시지를 볼 수 없다. 이나경, 김태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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