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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미로] '거, 공약 좀 봅시다'
작성자 윤** 작성일 2019-12-11 조회수 267


 

안녕하십니까 ○○학과 ○○○입니다. ○○학생회 후보자 등록을 위한 서명,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쌀쌀한 낙엽 비가 내리는 계절,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선거를 앞두고 총학생회와 단과대학(이하 단대)별 후보들이 학내를 돌며 추천인 수를 채우기 위한 악전고투하는 모습을 말이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정장에 90도까지 허리를 숙이는 모습은 고객은 왕이다를 외치듯 학우도 왕으로 치켜세워줄 것만 같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무척 살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묻는다. 뒤이어 후보자가 되기 위해 추천인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물어본다. 뭘 할지, 공약 같은 것을 얘기해 줄 수 있냐고. 돌아오는 답은 아직 후보자가 아니라공약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회장이 되면 열심히 할 테니 서명해 달라고 한다. 마음 한편에서 괜스레 불퉁한 마음이 올라온다. ‘나는 당신을 모르는데 뭘 믿고?’


지난 5년간 학생회 선거에서 평균 13곳 중 12곳이 단일후보였고, 모두 80% 이상의 득표로 당선됐다. 후보자 90% 이상이 단선을 치르며 100% 확률로 학우들의 대표가 되어왔던 것이다. 후보자 등록을 위한 서명 운동이 단순한 통과 의례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고 느끼는 이유이다.


추천인 서명 제도가 특정 단과가 아닌 전교생을 대상으로 서명받을 수 있다는 점과 학생회 선거가 단선에 편중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타 단대에 대한 관심도, 정보도 없는 일반 학우를 좀 더 생각한다면 서명 운동에도 최소한의 공약과 포부를 정식으로 밝힐 수 있는 자리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Youtube’를 비롯한 미디어매체가 대세이니 교내 방송국 ? 울산대학교 교육방송국>과 공약과 포부를 밝히는 라디오·영상을 만들어 학과 ‘Facebook’에 게시하는 건 어떨까? 또 전통적인 방식을 찾는다면 후보자 공약 공청회나 (경선일 경우) 토론회를 매년 행사로 꾸준히 진행하는 것도 후보자를 포함해 학교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리라 본다.


물론 본질적인 문제는 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우의 관심도 하락과 그로 인한 후보군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선배든 후배든 간에 스펙이니, 대외활동이니 제 갈 길 바쁜 시대에 학우들이 학생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니 왜 항상 단선이냐?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선도 좀 보고 싶다는 불평은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그칠 뿐이다.


그러나 변화한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현재 선거의 한계점을 파악했다면 추천인 서명 제도가 여전히 적절한가? 아니면 유명무실한가?’에 대한 분석과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 본다. 이는 학칙을 운영하는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투표권을 가진 전교 학우들도 깊게 고심해야 할 바라고 생각한다.

 

윤병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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