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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주] 백혈구 전투준비!
작성자 권** 작성일 2019-06-05 조회수 431

 

워서 남 주 : 다양한 학과별 전공 지식 <생명과학부>

 

 

  우리는 중학교 과학 시간 때 백혈구에 대해 배웠다. 이들은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를 잡아먹으며 우리 몸을 지키는 군대로 묘사된다. 그리고 우리가 질병에 걸린 상태를 병원체와 백혈구 간의 전쟁이라고 한다. 아직 어린 중학생에게 과학에 흥미를 주기 위한 묘사처럼 들리지만 사실 꽤 정확한 표현이다!

 

 

  백혈구는 태생부터 조금 특별한 세포다. 다른 세포들이 몸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고 교환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백혈구는 다른 세포나 병원체를 죽이기 위해서 태어난다. 사람으로 치면 군인과 같은 셈이다. 실제로 백혈구는 군대와 유사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군인이 부대에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투를 준비하듯 우리 몸에도 백혈구가 모여 사는 일종의 군부대가 있다. ‘림프절이라고 불리는 기관인데 이곳은 다양한 종류의 백혈구가 있다. 장교처럼 지휘하고 직접 전장에 나가 싸우는 T 세포, 안전한 후방에서 멀리 있는 병원체를 항체미사일로 공격하는 B 세포, 병원체의 침투를 알려주는 항원제시세포 등이 있다.

 

 

  항원제시세포는 첩보 요원과 같은 백혈구다. 이 세포는 원래 우리 몸 조직 일반 세포 속 구석구석 숨어 산다. 이때 병원체가 침투하면 주변의 세포에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병원체와 맞서 싸운다.

 

 

  항원제시세포가 병원체의 침투 사실을 알리면 즉각 지휘관 백혈구 T 세포가 반응한다. T 세포는 쉬고 있는 다른 백혈구를 깨워 병원체가 침투한 곳으로 투입한다. T 세포는 소대장처럼 전방에서 직접 병원체와 싸우기도 하고, 후방에서 다른 백혈구를 지휘 통제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지휘관 역할의 T 세포는 다른 세포들과 달리 특별한 훈련을 통해서 양성된다. T 세포는 흉선이라는 훈련기관에서 교육을 받는데 적이나 아군을 만났을 때 올바른 대처법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전체 T 세포의 5%만이 수료해 지휘관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백혈구가 병원체와 싸울 때 후방에서 지원 공격하는 백혈구도 있다. 바로 B 세포다. B 세포는 T 세포의 명령을 받아 병원체를 정밀하게 타격하는 항체미사일을 만든다. 이 미사일은 혈관을 타고 이동하는데 병원체가 발견되면 즉각 타격한다. 정밀한 타격을 위해 B 세포도 T 세포처럼 훈련을 받는데 동일하게 5%만이 수료한다.

 

 

  백혈구는 이밖에도 무척 많은 활동을 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마라톤 선수가 대회에서 경기를 완주하는 것보다 우리가 하루 앓아누울 때 쓰는 에너지가 더 많다. 그래서 우리 몸은 병에 걸리면 백혈구가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근육과 같은 일반 세포의 에너지 사용을 차단한다. 아플 때 몸이 축 처지는 이유다. 마치 전쟁이 나면 국가의 모든 자원이 군대에 동원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니 몸이 아프다면 무리해서 움직이지 말고 하루쯤 쉬어주자. 백혈구가 우리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권현구 기자

mainmail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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