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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거부운동으로 '홍역' 앓는 지구촌
작성자 권** 작성일 2019-03-12 조회수 186

 

근거 없는 백신괴담 유행해

 

주요선진국 예방접종률 하락


집단면역 붕괴와 질병 창궐 우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지역의 선진국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홍역 환자 수는 229068명으로 2017154403명보다 46.4% 증가했다. 미주, 유럽지역의 홍역 환자 수는 26315명에서 76544명으로 증가했다. 이중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3~20배 가까이 폭증했다. 기존에 홍역 환자가 많은 동남아시아 지역은 79369명에서 72133명으로 소폭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홍역은 접촉자의 90% 이상이 발병할 만큼 전염성이 강하지만 두 차례의 백신 접종을 통해서 97% 이상 예방이 가능하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사실상 퇴치된 질병으로 여겼지만 2017년부터 다시 유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 홍역이 창궐하는 이유 중 하나로 백신 괴담을 꽂았다. 괴담은 1998년 영국의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가 MMR(홍역, 풍진, 볼거리)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논문을 의학전문지 “The Lancet”에 기고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백신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백신거부운동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해당 논문의 증거가 의도적으로 조작되었음이 밝혀져 철회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백신의 안정성을 우려한다. 이탈리아는 시민들 사이에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어 백신 의무접종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8년에는 정치권이 이를 수용해 백신 의무접종 폐지와 관련된 법안을 제정하자 이탈리아 국립보건원장이 반발해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백신거부운동 사진.jpg

전세계적으로 백신에 대한 괴담이 퍼지면서 예방가능한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백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었다. 유럽연합 산하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통계자료를 보면 2017년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의 홍역 2차 예방 접종률은 85~94%WHO의 권고치 95%보다 낮았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은 84%도 되지 못했다. 영국의 인류학자 하이디 라슨 연구팀이 프랑스인 65천 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41%가 백신이 안전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홍역 예방접종률이 97.7%로 기준치를 웃돌지만, 괴담으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괴담이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로 백신을 통해서 70%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HPV 백신은 2016WHO가 안전성을 인정했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 71개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중심으로 HPV 예방백신이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논란이 제기돼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서는 2004~2005년생을 상대로 HPV 백신 무료접종을 시행했는데 접종 대상자의 48%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미접종 사유로 73.5%가 부작용 우려를 꼽았다.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와 같이 백신과 약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꾸준히 있다. 그러나 질본에서 HPV 백신 접종자 15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0.01%16건만이 경증이상반응으로 나타날 만큼 안전성이 확인됐다.

   서울대학교 황승식 보건대학원 교수는 2017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함께하는 과학행진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필요성은) 이미 과학계에서 논쟁이 끝난 사안이라며, “예방접종 거부는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권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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