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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가 아닌 Queen을 보았다
작성자 정** 작성일 2018-12-07 조회수 403

 

보헤미안 랩소디 포스터.jpg

▲ 보헤미안 랩소디(2018)


  1970년대 그 시절 영국에는 두 명의 여왕이 있었다. 영국의 여왕과 밴드 Queen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밴드 Queen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 영화다.

   영화 시작 전 보여주는 20th Century Fox 로고의 팡파르 음악을 록 기타 음향으로 표현하면서 영화의 주체는 록 밴드라는 걸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음악 영화의 강점을 잘 표현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프레디 머큐리 역할의 라미 말렉과 조연들의 훌륭한 연기는 영화를 더욱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Queen의 나머지 멤버 역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영화 속 콘서트 장면을 실제 영상처럼 재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마지막 20분을 장식하는 라이브 에이드는 마치 2010년대 스크린으로 1985년을 다시 보는 듯했다. 제작진은 의상과 스튜디오, 심지어 피아노 위에 올려진 음료수와 상표까지 재현했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 특유의 제스처, 받침대 없는 마이크, 관중 조련, 에어 기타 등 수많은 퍼포먼스를 재연하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연구가 가미됐는지 볼 수 있었다. 그에 맞춰 그들의 음악은 시중 일관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영화 내내 다루는 프레디 머큐리의 성 정체성의 혼란과 내면의 고독은 그의 삶을 대조하는 키워드다. 콘서트와 파티에서 항상 빛나던 그가 무대가 막을 내리면 홀로 남아 옛 사랑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통해 화려한 무대 뒤편의 쓸쓸함을 잘 표현했다.

   반면 영화의 드라마와 연출은 매우 실망스럽다. 영화의 빠른 전개는 Queen과 프레디 머큐리가 걸어온 길을 너무도 쉽게 표현한다. Queen의 초창기 상업적인 실패나 소속사와의 대립, 밴드 멤버와 마찰은 5분짜리 짧은 에피소드에 그친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 점이 오히려 독이 됐다. 특히 Queen이 가지는 의미와 밴드의 특수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밴드는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 협동하고 분열하기도 한다. 일련의 과정은 개성으로 승화돼 밴드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영화 속 Queen의 비중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데, 20년을 함께한 밴드와의 교감을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Queen의 이름값을 생각한다면 아쉬운 영화지만 1970~80년대 Queen의 명곡 메들리와 더불어 프레디 머큐리가 무대에서 보여준 카리스마는 팬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됐다. 또한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Queen과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루며(그것이 비록 일부일지라도) 이들의 음악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영화를 통해 현재와 40년의 간극이 무색하게 이들의 존재는 다시금 되뇌어진다. 마치 프레디 머큐리가 원했던 삶처럼 말이다.

  “I won’t be a rock star. I will be a legend.” (나는 록스타가 아니라, 전설이 될 것이다.)

윤병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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