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울산대신문

울산대신문

조선업 불황…울산 인구유출 전국 최고 수준
작성자 정** 작성일 2018-10-10 조회수 2200

시도별 인구 순 이동률 전국 2위

직격탄 맞은 동구 경제난 심각

관련학과 취업률 30% 하락해

대학, 새로운 비전 제시하기도

 

동구의 한 가게에 '노동자 그만 자르세요'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가 붙어있다. 조선업의 불황과 노동자들의 실직으로 인해 상권까지 붕괴된 상황이다. 동구의 암담한 경제난을 보여준다. 

 

 동구야 힘내자!’ ‘동구가 살아나는 그 날까지!’ 동구의 경기 침체가 심해지자 많은 음식점이 힘을 주는 문구로 호객을 하고 있었다. 불빛과 사람으로 붐벼야 할 거리가 예전과 달리 한산했다. 불은 켜져 있지만 노랫소리만 흘러나오는 가게가 많았고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있었다. 넓은 가게에 한, 두 테이블 정도 손님이 있는 가게도 많았다. 언제나 활력이 넘쳤던 예전의 일산지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일산지 뒷길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불이 꺼진 가게에는 점포 정리현수막만 나풀거렸다. 이미 가게 내부의 물건들을 처분해 현수막조차 걸려있지 않은 곳도 많았다. 일부 가게에는 노동자 그만 자르세요! 우리가 못 살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조선업의 위기로 힘들어진 동구의 경제를 대변해 주는 모습이었다.

 

 

   울산 경제의 핵심 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이 수주 절벽에 직면하면서 울산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조선업을 비롯한 공단들이 들어선 동구는 경기 불황의 직격타를 맞았다. 조선업의 신규 수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수주 물량도 저가가 되는 실정이다. 그에 중공업의 하청 업체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일부 회사에서는 일이 없어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무급 휴가를 지급했다.

 

 

   전문가들은 울산의 경기 침체와 조선업의 불황이 인구 유출에도 영향을 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선업의 침체로 연관 산업과 상권도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7월 시도별 인구 순 이동률 부분에서도 울산은 전국 2위를 차지하며 인구 유출 속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KOSIS 국가 통계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울산의 총 전입 인구는 10,120, 총 전출 인구는 11,135명으로 -1,015명의 순 이동을 기록했다. 울산은 지난 20155월 총 순 이동 인구 부분에서 -397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다.

 

 

   조선업의 불황과 인구 유출이 맞물리며 동구 주민들도 경제난을 겪고 있다. 논술 학원을 운영하는 손문수(동구·46) 씨는 지난달에만 13명의 학생이 나갔다학생 아버지들의 대다수가 조선업에 종사해, 업계가 힘들어지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구 일산지에서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하는 류호진(52) 씨는 조선업이 힘들어지기 전과 비교해 매출이 40~50%가 줄었다며 폐업 이유에 대해 말했다. 또 다른 폐업 정리를 하는 가게의 직원 금문수(동구·49) 씨는 동구는 IMF 때도 중공업이 있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금 씨는 경기가 침체되고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다 보니 주변 상권 역시 죽어가고 있다이로 인한 소비 감소가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얘기했다.

 

 

   우리 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 학우들 역시 취업에 영향을 받는 실정이다. 우리 대학교 홈페이지 대학 공시에 따르면, 2015년 조선해양공학부 학우들의 취업률은 84.1%를 달성하며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조선업이 침체되면서 2016년과 2017년 취업률은 각각 53%, 31.7%, 전년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이준혁(조선해양공학·3) 학우는 예전에는 우리 학과 70명 중에 40~50명이 취직했는데 지금은 10명도 취직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우는 특채로도 사람을 많이 뽑지 않는다. 공채 정보도 올해 한 번 뜨고 작년까지는 뜨지 않았다며 취업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우리 대학교에서는 학우들의 취업을 위해 외부 강사 초청, ·창업 강연 개최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일자리센터 조선해양공학부 조은진 담당자는 조선업이 힘들어진다고 아예 취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기나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조 담당자는 취업 특강이나 실전모의면접 등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1학년 때부터 대학일자리센터를 잘 활용해 탄탄히 취업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선희 기자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