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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당당하게 지내는 게 더 고통스러웠어요"
작성자 이** 작성일 2017-12-12 조회수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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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여 "2년간 성폭력 제보 90건"

학내 성폭력 전문상담센터 없어

신고·조사·상담 인권센터 설립

현실 반영한 성교육 이뤄져야

 

“가해자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당당하게 지내는 게 고통스러웠어요.”


 

학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한 학우들이 입을 모아 외친 말이다. 지난달 5일 ‘울산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울대전)’ 페이지에 모 단과대학 내 성폭력 가해자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학과 선배가 MT에서 저지른 성폭력에 대한 제보글이었다. ‘학교에 성범죄자가 있어서 고발합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게시물은 삽시간에 좋아요 3천개 이상을 돌파하며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피해 사실을 의심하는 글이 올라왔고 많은 학우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울산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씨는 “정황상 증거가 정확하다고 사람들이 반박하니까 물증을 요구하더라”며 “성범죄 사건에서 물증이 있을 수가 없다, 상처보다는 화가 많이 났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현재 가해자 B씨는 단과대학 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자퇴 의사를 밝히고 학교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얼마 후 울대전에 또 다른 성폭력 피해자가 나타났다. 지난해 모 동아리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대한 고발한 C씨는 “가해자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당당하고 뻔뻔하게 학교를 다니는 모습이 너무 싫고, 마주칠 때마다 피하고 숨는 것이 습관이 된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싫었다”는 심정을 남겼다. 이 사건의 가해자 D씨는 현재 한 단과대학의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가해 사실이 밝혀지자 해당 단과대학 학생회는 즉시 D씨의 직위를 박탈시키고 제명시켰다.

 

총여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여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년간 총 90건의 성폭력 피해 상담 요청이 접수됐다. 총여는 피해자가 원치 않을 경우 상담 기록을 하지 않는다. 즉, 상담 기록에 동의한 피해자만 해도 90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90건 중 성희롱 피해가 47건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모욕적인 언사가 가득한 언어희롱이 주를 이뤘으며 단톡방 내의 가해가 많았다.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성폭력을 가한 사건도 있었다.

 

총여 비대위장 최보윤 학우는 대학 내 성폭력의 특수성에 대해 “분석 결과 가해자가 학생회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과 내에서 인지도가 높고 교우관계가 원만한 사람이 많아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밝히기 어려워한다”고 밝혔다. 울대전에 제보된 두 가해자 역시 모두 학생회 임원이었다. 성폭력 발생과 학생회와의 연관성은 전무하나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 더 힘든 구조인 건 사실이다.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두 단과대학의 학생회장들은 성폭력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대학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실효성이 낮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 내에서 성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전무하다. 의무 수강도 아니거니와 담당 센터 또한 없는 실정이다. 피해자 A씨는 성평등 인권센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A씨는 “교수님과 함께 교내에서 전문 센터를 알아봤지만 도움 받을 수 있을만한 기관은 없었다”며 “성평등 센터가 설립돼 대학 구성원 모두의 의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내에 인권센터를 두고 있는 서울대학교를 좋은 선례로 꼽을 수 있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는 성희롱·성폭력상담소와 인권상담소를 두고 상담부터 신고, 해결방안까지 지원하는 전문 기관이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규정 제2장 2절 8조에 따르면 ‘성희롱·성폭력행위의 상담과 조사, 심리적, 법적, 의료적 구제’ 및 ‘성희롱·성폭력행위의 유형, 판단기준 및 그 예방조치 등에 관한 지침 제정을 위한 사전조사와 연구’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성폭력 사건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과체계가 확립돼있는 것이다.

 

이러한 선례를 바탕으로 우리 대학교 또한 학내 구성원들의 성의식 고양에 힘쓰고 예방 및 대처 체계를 마련해야할 시점이다.

 

 

이예지 기자 cjvj321@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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