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토래비] 사이시옷 표기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17-10-17 | 조회수 | 1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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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UNESCO)에서는 1990년부터 해마다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주고 있다. 이 상의 명칭에 세종대왕이 들어간 것은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이 배우기가 쉽고 문맹자를 없애기에 적합한 글자임을 세계가 인정한 결과이다.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쓰는 데 편안하게 하고자’하신 세종대왕의 바람이 이루어져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낮은 문맹률과는 별개로 표기를 할 때 종종 맞춤법의 혼란을 겪기도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사이시옷의 표기일 것이다.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 다정하신 모습으로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사 가지고 오셨어요.……’ 예전에 유행했던 동요 가사인데 첫 단어가 ‘어제밤’인지 ‘어젯밤’인지로 제법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사이시옷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대개 몇 가지의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명사로 이루어진 합성어에서 두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 이상은 고유어여야 한다. 최대치(最大値)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지만 ‘최댓값’에는 사이시옷을 표기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둘째, 두 구성 요소 사이에서 발음의 변화가 확인되어야 한다. ‘뒷마당[뒨마당]’은 발음 변화가 확인되지만 ‘뒤뜰[뒤뜰]’은 그렇지 않다. ‘뒤뜰’처럼 뒷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로 시작하는 단어에는 발음의 변화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다. ‘뒤쪽, 뒤편, 위쪽’에는 사이시옷이 없으나 ‘뒷집, 윗집, 아랫집’에는 사이시옷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사이시옷을 쓸 자리가 있어야 한다. 물고기[물꼬기]에는 발음의 변화가 보이지만 ‘ㅅ’ 을 쓸 자리가 없다. 그러나 ‘고기+국, 김치+국’은 발음의 변화가 있으면서 사이시옷을 쓸 자리가 있으므로 ‘고깃국’과 ‘김칫국’이 된다. 한편, 첫째 조건과 관련하여 예외가 있다. ‘곳 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가 그것으로, 이 여섯 개의 단어는 모두 한자로 이루어진 합성어이지만 사이시옷을 표기해야한다. ‘셋방’과 달리 ‘전세 방(傳貰房)’에는 사이시옷이 없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그러나 ‘전셋집(傳貰+집)’에 사이시옷 을 쓰는 것은 앞의 조건에 부합한다. 스마트폰의 사용과 더불어 문자 언어의 사용 또한 보편화되었다. 맞춤법의 정확성에 대한 자발적인 요구가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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