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 5·6호기 울산지역 순회 토론회가 우리 대학교에서 열렸다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17-10-11 | 조회수 | 507 |
|---|---|---|---|---|---|
|
지난달 무산됐던 울산 지역 토론회 다시 열려 양측 전문가 열띤 발언과 팽팽한 공방 이어가 원전 안전성, 원자력산업의 미래가 토론의 골자 토론회 직후 청중 간 욕설 오가는 싸움 벌어져
지난달 25일 무산됐던 신고리 5·6호기 울산지역 순회 토론회가 오후 1시 우리 대학교 22호관 지하 소극장에서 개최됐다.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각 전문가들은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토론 진행자로는 한국지방자치학과 회장 임승빈 교수가 나섰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측에는 동국대학교 박종운(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교수와 경성대학교 김해장(환경공학) 교수가 패널로 나왔다. 건설 재개 측에는 부산대학교 윤병조(기계공학부) 교수와 국제원자력대학원 양재영 교수가 자리했다.
토론회는 각 전문가가 한 명씩 나와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윤병조 교수는 ‘부·울·경 지역과 원자력의 동반 발전’을 주제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부·울·경 지역이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17%, 산업용 전기의 32%를 사용하는 점을 빌어 “부·울·경 산업체에 저렴하고 질 좋은 전기 공급은 필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장기적으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며 원자력 이슈에 있어 지역주민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전소재지 주민들에게 원전 활용 지역 내 신산업 발굴 등의 혜택을 제공할 것을 얘기했다.
이어 두 번째 발언자 김해창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주장하며 열띤 발언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예상치 못한 사고’에 보다 강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신고리 5·6호기 설계 시 활성단층에 대한 지진평가 배제, 해저 활성단층 미조사를 두고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의 발언 중 한 청중은 “(원전을) 서울에 지어라”고 외치며 건설 중단 측 청중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25년 제너레이션패리티가 도래할 것이라며 10년 이내에 태양광발전이 원전과 석탄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신고리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양재영 교수는 신재생발전 확대 시 상승하는 전기요금을 문제 삼았다. 양 교수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예경연)의 평가 자료를 들어 “신재생발전 20% 확대 시 발전비용은 2016년 대비 21%(11.6조 원)까지 상승한다”며 전력 공급 예비율도 6.4%(현재 22%)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예경연의 평가에 설비투자비용을 고려하면 전기료 상승요인은 더 커질 것이라 주장했다. 양 교수는 이와 같은 불안요소가 ‘신재생발전의 간헐성’ 때문에 발생한다고 일축했다.
마지막 순서를 맡은 박종운 교수는 앞서 제기된 건설 재개 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박 교수는 양 교수가 주장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대해 “원자력 또한 간헐성을 가진다”며 반박했다. 1년 중 한 달은 운행을 중지해야 하는 원자력 역시 ‘간헐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의 원인을 ‘쓰나미와 안전계통 설계에 대한 충고를 무시한 인재’라고 설명한 윤 교수의 발언에도 반박 논리를 펼쳤다. 박 교수는 지진의 진동으로 인해 수전 설비 라인이 망가지며 외부전원을 공급받지 못한 것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일차적 원인이라 지목했다. 이후 벌어진 쓰나미에 의해 비상발전 기기가 물에 잠기며 2차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두 가지 요인이 합쳐져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났음을 강조했다. 또한, 박 교수는 국내에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기술이 없음을 강조하며 러시아와 중국에 의존해야 할 상황을 경계했다. “농축 우라늄 수입을 러시아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진정한 에너지 안보입니까”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 청중들이 토론회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
네 명의 전문가들의 열띤 발언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다. 질의응답은 청중들로부터 받은 질문을 사회자가 각 교수에게 전달하며 답변을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를 두고 청중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를 주장하는 차동숙(50) 씨는 “이미 울산 주변에 핵발전소가 너무 많다”며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토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접한 자료들과 크게 다른 내용은 없었다”며 “건설 반대 측이 정확한 사실을 제시하고 앞으로의 산업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잘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이유하(26)씨는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하다”며 “지금 중단시킬 경우 과연 신재생에너지로 대체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유하 씨는 토론회에 대해 “건설 중단 측의 논리가 빈약했고 과학적·물리학적 근거가 부족했다”며 “원자력에 대한 과장된 공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답했다.
▲ 토론회 직후 청중들 간의 다툼이 일어났다. 김 교수의 발언에 불만을 제기하는 청중의 모습이다(아래).
한편 이번 토론회는 전반적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듯했으나 청중들 간 다툼이 발생하는 아쉬운 마무리를 남겼다. 갈등은 토론회가 끝난 후 한 청중이 김 교수의 발언을 지적하며 시작됐다. 지하 소극장부터 시작된 다툼은 북카페 앞 교정까지 이어졌다. 서로를 향한 욕설 섞인 고함과 손가락질이 이어지자 한 시민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다”며 “학습권을 침해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주변 시민들의 만류와 제재로 폭력사태는 발발하지 않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진 마무리가 아쉬움을 남겼다.
11일 진행된 울산지역 순회 토론회 영상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홈페이지에 업로드돼 참고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이예지 기자 cjvj321@mail.ulsan.ac.kr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