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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 운전과 경영난, 위기에 빠진 울산 시내버스
작성자 김** 작성일 2017-09-05 조회수 3275

4면 버스사진 (1).jpg

 

 

 

 

지난달 5기점기준 배차제도입

울산시 휴게시간 확보 위한 방침

버스 승무원 오히려 쉴 시간 줄어

현재 버스 운영 방식 개편 검토 중

 

 

울산시가 시내버스를 두고 교통안전과 경영안정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228일 정부는 버스 졸음운전의 대책으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하위 법령에서 휴게시간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해당 법령 개정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울산시는 시내버스에 기점기준 배차방식을 도입했다.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여객운수사의 만성적자 해결을 위해 2020년 완성을 목표로 버스 개혁도 진행 중이다.

 

 

기점기준 배차방식, 동떨어진 현장과 정책

 

울산시는 지난달 5일을 시작으로 106개 시내버스 노선 중 59개 노선의 버스에 기점기준 배차방식을 도입했다. 안전운행을 위해 운전자의 최소 휴게시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시내버스는 기점과 종점 두 정류장을 오가며 운행한다. ‘기점기준 배차방식은 기점과 종점 정류장의 출발시간을 같이 이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기점의 출발시간만을 적용한다.

 

 

기점기준 배차방식이 적용되면 버스는 종점에 도착한 즉시 기점으로 다시 출발하는 순환제로 운행한다. 울산시에 따르면, ‘기점기준 배차방식시행 시 운수종사자의 휴게·휴식시간 확보 관련 규정에 명시된 운행 1회 후 10’, ‘2시간 이후 15분 이상’, ‘4시간 이상 운행 후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승무원들은 울산시의 입장과 달랐다. 권진욱 승무원은 휴게시간이 오히려 줄었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권 승무원은 전에는 종점까지 2시간의 운행시간이 주어졌는데 순환방식 도입 후엔 3시간 40분 만에 왕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긴 시간을 연속으로 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버스 승무원들은 교통체증이 발생할 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말한다. 권 승무원은 일부 버스 승무원들이 난폭운전을 하는 이유는 휴게시간 확보를 위해서다고 말했다. 15분 남짓한 휴게시간 안에 용변과 식사를 해결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권 승무원은 울산 버스 평균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도착시간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과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버스를 운행하면서 시간을 맞추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라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울산시 버스정책과 김경식 주무관은 기점기준 배차방식의 문제점이 아닌 노선의 특성에 따른 차이라 설명했다. 김 주무관은 기점기준 배차방식을 도입하면서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노선을 기준으로 배차를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새 배차 시간표 상 버스 승무원들에게 휴게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 주무관은 “‘기점기준 배차방식의 도입으로 난폭운전 감소가 기대된다아직 도입 초기인 사안이라 점차 나아질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시내버스 경영적자, 위태로운 시민의 발

 

울산 시내버스는 매년 갱신하는 누적적자로 인해 연료비 연체, 임금체불, 휴업신청 등의 문제를 겪어왔다. 버스정책과 남병석 사무관은 급격한 유가감소로 인한 자가용 이용증가, 승객감소 등의 이유를 경영적자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6월에는 계속되는 CNG대금 연체로 일부 버스에 연료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7개 연료대금 미납회사 중 신도여객은 18억 원 이상 연체한 상태였다. 이에 경동도시가스가 신도여객의 버스 18대에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69일 오전 한 때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시내버스 회사들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울산시에 휴업을 신청하는 일도 있었다. 7개 여객운수회사는 운송원가의 80% 이하인 노선 50개의 운행중단을 예고했다. 울산시는 시민들의 교통난을 우려해 휴업을 불허했다.

 

 

지난 7월에는 7개 시내버스 노조가 임금체불문제 해결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시내버스 회사가 재정악화를 이유로 임금지급을 미루거나 분할해 지급한 것이다. 극적인 협상 체결로 노조 측은 파업을 철회했다. 울산시는 버스업체의 연간 적자 60%~80%를 지원하며 사기업에 시내버스 운행을 맡긴다. 반복되는 위기에 지난 7월에는 울산시가 시내버스의 적자 보전율을 기존 80%에서 90%(370억 원)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위기 때마다 울산시의 지원금으로 버스는 멈추지 않았다. 근본적인 원인인 경영적자가 완화되지 않으면 언제든 시민들의 이동권이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이다. 남 사무관은 여객운수사의 원가 절감에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며 위태로운 시내버스 현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2020년 버스 개혁 일환, 운영방식 내년 중 결정

 

울산시는 버스 만성경영난과 난폭운전?사고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20년까지 시내버스 운영방식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남 사무관은 현재 시민개혁TF팀의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내년 중에 운영방식에 대한 논의가 완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개혁TF팀에는 전문가, 시민단체, 근로자, 버스운송업체, 시의회 등이 참여한다. 준공영화 등의 결정 또한 내년 중 이뤄진다. 여객운수회사의 빚을 고려했을 때 현재 시에 의해 완전 공영화가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남 사무관은 시내버스가 공영제로 운영되는 곳은 전남 신안군 정도임을 언급하며 준공영제가 도입 될 경우 여객운수사는 재정상의 문제로 미뤄왔던 신규노선 도입, 증차 등의 시민 교통복지에 힘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배진우 기자 bwlsdn1239@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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