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속을 항해하는 나는 아쿠아맨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17-03-20 | 조회수 | 8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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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뭐 했어야 했는데’, ‘그때 그거 살 걸 그랬다’라는 후회를 자주 한다. 또 어제 있었던 얘기, 고등학교 시절 얘기를 하는 것이 즐겁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에도 과거를 생각하고 있다. 과거가 현재가 되는 자신을 찾기란 쉽다. 과거는 굉장히 달콤하다. 나는 ‘현재 울렁증’에 ‘과거중독자’이다. 아직 현재를 맞이할 준비가 안 됐다.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영화 속의 주인공, 길은 우연한 기회로 1920년대의 파리로 가게 된다. 존경했던 헤밍웨이를 만나며 자신이 생각했던 ‘황금시대’에 왔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해한다. 그 과거에서 아드리아나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우연히 아드리아나와 1890년대로 가게 된다. 아드리아나는 길에게 1890년대가 자신의 황금시대라며 남겠다고 한다. 이때 길은 “당신이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러면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라고 말한다. 그 뒤에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라는 말을 덧붙인다. 나는 왜 현재는 늘 불만스러운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그 해답을 5살짜리 꼬마에게 듣게 됐다.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해요. 왜냐면요. 지 금 하고 싶은 게 많아서요.”라고 말했다. 하루 24시간도 부족한 우리다. 어제 할 일을 다 못했으니 오늘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급급하다.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나만 놀고 있는 것 일까 봐. 어느 순간부터 지금은 없어졌다. 다시 새 학기가 돌아왔다. 누군가에게는 처음 밟아보는 새로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랜만에 밟아보는 익숙함이다. ‘설명 한 번만 듣고 가세요.’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며 정문은 가두모집으로 분주하다. 이게 3월 새 학기를 알리 는 소리가 아닐까. 처음 보는 과 잠바와 몰려다니는 새내기들. 새 학기에 대한 기억이다. 새 학기, 새 학년, 새로운 후배와 선배 등 새로운 것들이 가득하다. 어디에든 ‘새’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 새로움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시기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과거의 일이 생각난다면 과거가 아니라 지금 하고 싶은 일일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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