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돈 걷어 졸업반지, 전통과 악습 사이 논란 | |||||
작성자 | 손** | 작성일 | 2017-03-12 | 조회수 | 12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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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5만 5천 원씩…‘부담’ 형평성 위해 매년 계속돼 학과 내에서는 전통 강조
졸업 시즌만 되면 선배들을 위한 졸업선물에 후배들은 등골이 휘어진다. 후배들이 돈을 모아 졸업생에게 반지와 상품권 등을 선물하는 졸업 선물 관습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졸업 선물에 반감을 갖는 학우들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를 집행하는 학생회는 여전히 전통만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우리 대학교 A 학과는 졸업생들에게 반지를 선물하기 위해 5만 5천 원을 내고 있다.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A 학과 학생회는 “만약 그 전통을 우리가 끊는다면 지금까지 돈을 낸 사람들은 자기가 낸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며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졸업 반지는 반드시 맞추어야 한다”고 후배들을 설득했다. A 학과 차원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A 학과 사무실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졸업 반지를 위해 돈을 수금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수금 과정에서 전통을 빙자한 일방적인 수금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A 학과 학생회는 졸업 선물이 전통이라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낼 것을 통보했다. 졸업 선물 물품과 비용을 책정하는 것도 학생회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익명의 제보자 B 학우는 “원래 7만 원이었지만 올해 학우들이 반대하면서 가격을 내렸다”며 “내년엔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학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년 졸업선물비를 걷을 때마다 학우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기지만 당장 없애면 지금까지 자신이 낸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해 없애지 못한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상지영서대학교 유아교육과의 경우 ‘선배들 졸업 반지 값 5만 원 안 내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학우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졸업 반지를 해야 하니 5만 원을 내라’는 과 임원들의 요구를 거부했더니 일부 3학년들이 1학년을 찾아와 심한 욕설과 협박을 했다고 한다. 변화를 선택한 곳도 있다. 우리 대학교 화학공학부는 졸업 반지를 위해 2만 원씩 수금해 왔으나 2014년도부터 그 전통을 없앴다. 2014학년도 화학공학부 학생회장 문성훈 학우는 “당시 악폐습을 없애고자 졸업 반지를 없애자고 했다”며 “지금까지 돈을 낸 학우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남은 예산으로 충당하며 서로의 입장차를 좁혔다”고 밝혔다.
손지윤 기자 yoon1127@mail.ulsan.ac.kr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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