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뉴스미디어

뉴스미디어

부모의 눈으로 살아갈 수 없다
작성자 이** 작성일 2016-10-06 조회수 857

 방어진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보내던 A 는 친구들과 같이 삼산동으로 나가는 일이 생기면 설레였다. A가 울산대학교에 다니 면서는 삼산동이나 무거동 바보 사거리에 가는 것은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기회가 있 을 때 서울에 가서 한 밤씩 자고 오는 일정 의 전날 밤은 잠을 설쳤다. 대학원 때 미국 의 학회에 논문을 발표하러 가게 되었을 때 혼자 차를 빌려 돌아다니다 보니 서울은 세 계 속의 한 대도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 게 되었다. A는 지금 전공 관련 서울의 중 소기업연구개발 부서에서 본인이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하며 결혼하여 아이 낳고 행복 하게 살고 있다.

   K는 울산대 기계과를 다니지만 대기업 취 업에 필요하다고 하는 구조역학 등의 과목 은 따분하기만 하고, 스펙을 쌓기 위한 토익 공부에도 아무런 의욕이 없었다. 그러나 실 생활에 필요한 어떤 아이템을 찾아서 다른 전공인 친구들과 밤새워가며 개발하고 있 었다. 때마침 학생 창업을 지원하는 학교 프 로그램에 신청하였다가 우연히 미국 실리 콘 밸리의 KOTRA에서 실시한 단기 창업연 수에 참여하게 되었다. 

  최고의 강사들에 의한 2주간의 강도 높 은 교육의 마지막 과정으로 참가팀 전원이 pitching 대회를 하는데 서울대 대학원 팀, 고려대 대학원 팀, 연세대 팀 등 그리고 울 산대 팀 단 두 명. 그러나 우리 학생들이 너 무나 훌륭하게 어느 팀보다 잘 하는 것을 보 며 응원하러 갔던 나는 감동의 눈물까지 나 왔다. 지금은 몇몇 후배와 함께 창업한 회사 에서 제품 개발, 생산, 영업, 마케팅, 소비자
조사 등을 다 소수의 인원으로 해나가고 있 지만 세계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식견을 갖 추고 매일 매일을 즐겁게 도전하며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학생 중에는 자기의 미래를 부모의 시선에 맞추고 자기 주도적인 미래 설계 없이 4년 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만약 A와 K같은 학 생들이 부모의 시야에 머물러서 대기업만 을 바라보며 대학생활을 보냈다면 지금 그 들이 누리는 행복을 얻을 수 있었을까? 이 들이 부모 친지들이 알고 있는 세상 너머에 도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 였다면 그들의 재능이 어디서 어떻게 발휘 될 수 있는지, 그들에게 글로벌 사회에서도 당당하게 설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었을까?

   우리 학생들이 졸업하고 맞이하는 앞으로 의 삶은 끝을 볼 수 없이 무한대로 펼쳐져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화려한 미래를 얘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학점이나 토 익성적이 낮기 때문에 희망고문일 뿐이라 는 말은 옳지 않다. 학생들의 앞에 놓여있는 미래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화려한 미래’ 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각자에게 딱 맞는 옷처럼 각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딱 맞 는 미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의 눈으로 보 라는 것이다. 부모님의 눈으로도, 교수님의 눈으로도, 주변 사람의 눈으로도 결코 볼 수 없던 것이 학생들에게 나타날 것이다. 보려 고 찾으려고 하다가 실패를 할 수는 있지만 보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내 앞에 기다 리고 있는 내게 딱 맞는 옷을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저작권자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