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잡은 '피카츄' 열 '해울이' 안 부럽다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16-09-09 | 조회수 | 6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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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겨냥한 SNS 홍보 미흡
울주군청 “편의시설 충분” 관광객 “주차 도로 불편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포켓몬 고’ 열풍이 강원도 속초에 이어 울산의 간절곶에도 상륙했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사의 포켓몬 컴퍼니와 미국의 증강현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나이언 틱이 공동 제작한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간절곶과 속초 단 두 곳만 서비스가 지원된다. 그 덕분에 간절곶은 포켓몬 고를 통해 뜻밖의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다. 울산시청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간절곶을 찾은 관광객은 약 26만 명이다. 주중에는 최대 8천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주말에는 최대 2만 3천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울산시청 관광진흥과 이제희 씨는 “보통 여름 휴가철에 간절곶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약 400명에서 500명이었는데, 올해는 약 10배가 넘는 관광객이 간절곶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35도가 넘는 무더운 더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간절곶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포켓몬 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온 문강희(33세) 씨는 “속초에서 포켓몬 고를 하다가 간절곶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문강희 씨는 “속초보다 한적한 점이 마음에 들지만, 자가용을 몰고 오기에는 너무 길이 좁고 주행 속도가 4~50km로 제한 돼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온 김지현(22세) 씨는 “간절곶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며 “포켓몬 고 때문에 처음 방문했다”고 말했다. 간절곶을 방문한 A(생명과학부·4)학우는 “간절곶 근처에 사는데 평소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이 온다”며 “서생면 면사무소까지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말했다. 간절곶 기념품 가게에서 근무하는 종업원은 “포켓몬 고 열풍 이후로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고 말했다. 포켓몬 고 열풍이 불기 전 울산시와 울주군청의 기존 간절곶 홍보는 ‘해돋이 명소’에 집중한 방식이었다. 해맞이 관광지의 특성상 연초에만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일시적인 관광 효과만 누릴 수 있었다. 울주군청은 해돋이가 주 관광 요소이기 때문에 소망 우체통과 드라마 촬영지로 쓰였던 카페 등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 건축물들에 대해서는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만 기대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간절곶 홍보를 위해 울산광역시 관광협회와 협의해 이동 홍보관을 전국 박람회에 배치하고 영상물을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 왔지만, 여전히 성수기와 비교해 급감하는 관광객 수를 늘리기엔 미흡한 노력이었다. 포켓몬 고의 등장 후 관광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울주군청은 무료 와이파이존과 음수대, 포켓몬 트레이너 쉼터 등의 편의시설을 곳곳에 설치했다. 편의시설을 제공하며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좁은 주차 공간과 구불구불한 도로, 배차 간격이 긴 버스 등 여러 문제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울주군청 총무과 관계자는 “주차 공간의 협소함은 다른 관광지 명소들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도로와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시에서 담당하는 일”이라 말했다. SNS상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속초시와 달리 울산시는 SNS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아 젊은 층을 겨냥한 홍보가 부족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울주군청 관계자는 “이미 지상파 방송과 뉴스를 통해 홍보가 잘 되고 있다”며 TV·인터넷 매체를 통한 홍보 효과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울산광역시 관광협회 측은 “이동홍보관을 운영하다 보면 간절곶에도 포켓몬 고가 시행되는지 모르는 외지인이 있다”고 말했다. 울주군청 관계자는 포켓몬 고의 유행이 식고 난 후 급격히 거품이 빠질 지역경제에 대한 방안은 아직 논의된 바가 없음을 밝혔다. 연휴와 주말이 겹쳤던 지난달 13일부터 3일간의 성수기 때에 비하면 관광객 수가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에 3,000여 명 가량이 방문해 지역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낙관적 입장이다. 울산시는 태화강을 비롯해 간절곶의 관광 특수를 발판 삼아 울산의 관광업을 살리려고 발돋움하고 있다. 무작정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방식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향후 외지 관광객들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예지 기자 cjvj321@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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