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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디미로] 학교의 주인을 찾아라
작성자 손** 작성일 2016-09-09 조회수 322

 

 

늦은 저녁,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이화여대는 지난 7월 뉴미디어 산업, 뷰티 웰니스 학과 등이 포함된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을 추진했다.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크게 반대해 이화여대 본관에서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투입된 경찰들 앞에서 느린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대항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은 철회됐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본관에서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은 고졸 직장인들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주겠다라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평생교육원 제도를 두고 학과도 아닌 미래라이프 대학이라는 단과대를 설립한다는 것에서부터 많은 논란이었다. 두세 달 만에 사업 진행을 하고 정확한 선발기준도, 커리큘럼도 없지만 일단 단과대학은 설립한다는 것이다. ‘결국엔 4년제 대학 학위가 필요하다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학위장사가 아닌가라는 말도 이 때문에 나왔다.

일부는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2년간의 수료 후 4년제 대학학위와 동일한 졸업학위가 발급된다는 것이 배 아프냐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화여대 학생들은 2년 만에 4년제 학위를 취득한다는 것보다도 학생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인 학교 측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사실 많은 대학이 실질적인 형태로 사업적 측면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본래 학교는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와 같이 사업하는 공간이 아니라 교육을 실천하는 곳이다. 그만큼 학교의 리더인 총장은 학교의 변화에 대해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학생들과의 소통에 더욱 애써야 했다. 무조건적으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단과 대학을 설립할 만큼의 준비는 됐는지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교는 학생들에게 물어야 했다. 학교는 학생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지불하고 교육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60~70%로 학생들의 재정 기여도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단순히 돈을 내서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언제나 학교는 학생을 위한 교육의 공간이고 학교와 학생들과의 소통은 필수적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이화여대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이것이 우리 대학교의 문제였다면 우리는, 얼마만큼 어떻게 소리 낼 수 있었을까. 나의 학창시절 늘 교장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학교의 주인은 학생 여러분입니다라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무색하게 느껴질 뿐이다.

 

손지윤 기자 yoon1127@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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