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소통하는 방법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16-09-07 | 조회수 | 8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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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종종 수족관에 들렸다. 구피, 금붕어, 키싱구라미, 가재까지 안 키워 본 물고기가 없었다. 새 물고기를 사 오는 날이면 어항 앞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코 누가 누구인지 분별하지 못하면서 물고기 이름을 정해 주고는 했다. 밥도 잘 챙겨줬고 어항 물도 일주일마다 제때 갈아줬다. 때때로 어린 나는 물고기들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어느새 내 머릿속에는 물고기가 친구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어느 날 아침 어항 속 물고기가 배를 보이며 둥둥 떠다녔다.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지만 계속 물고기가 죽을수록 화가 났다. 분명 말도 걸어주고 놀아줬는데 물고기는 나에게 말도 없이 떠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나는 다시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수족관 앞을 지나가는 중 친구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친구는 어릴 적 수족관에 가서 “왜 물고기가 계속 죽어요?”라고 물었고 “흔들거나 물 표면을 치면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 수도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문득 나의 수많은 물고기가 떠올랐다. 어린 나의 무한한 소통의 욕구는 물고기에게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소통’ 혹은 ‘자주 소통해요’라는 해시태그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한 것이 아니라 팔로워를 늘려가는 과정이 됐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소통이라는 말과 가까이에 있지만, 그 진정한 뜻과는 멀어지고 있다. 2015년 ‘진짜’ 총학생회는 ‘적극적인 소통으로 학우들의 답답한 마음의 문을 열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2016년 ‘베테랑’ 총학생회 또한 소통을 제일 중요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울산대신문도 학우와 소통하는 신문이 되겠다고 선포했다. 하지만 번번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범위를 좁히면 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가족도 서로가 다른 말을 하고 오해하여 감정이 상한다. 한없이 가까운 연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에게 전한 의미와 감정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여 다투기 일쑤다. 가까운 사이에서도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다. 소통은 혼자만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뜻이 통해야 가능하다. 한 가지 방법만으로 모든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 가족 사이의 소통 방법이 있고 연인 사이의 소통 방법이 있다. 울산대신문과 학우 사이에도 소통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현재 우리는 원활한 소통 방법을 찾는 과정에 서 있고 머지않아 찾을 것이다. 울산대신문의 무한한 소통의 바람은 욕구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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