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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그리는 그림쟁이, '동타쿠' 이동현 작가
작성자 이** 작성일 2016-09-07 조회수 493

이동현 작가거 그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영화 라따뚜이에서 모든 사람이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어디서든 나올 수 있어라는 대사가 있다. 영화 속 최고의 셰프는 요리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그를 만나고 난 후 이 영화가 떠올랐다.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은 라따뚜이의 주인공인 레이못지않았다.

이동현 작가는 우리 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 출신이다. 그는 장난감과 그림을 접목해 사람들의 동심과 상상을 일깨우는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1월 개인전을 열었으며 부산, 서울, 태국 등 다양한 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해 왔다. 지난달 28일까지 부산 맥 화랑에서 전시회를 마무리하고 다음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그와 어울리는 장난감이 가득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림 그리는 일만 하고 싶지 않으세요?”

 

그럴 생각은 예전부터 없었어요. 돈 벌려고 하다 보면 그림이 재미없어지잖아요. 저한테 그림은 어른들이 주말에 등산에 가는 것과 같아요. 회사 마치고 집에 와서 3~4시간, 주말에 그림 그릴 때가 좋아요. 저는 술, 담배도 안 하고 오락도 하지 않고 그림만 그려요. 그림 전시하고 소개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으니까요. 저는 항상 그림 그리는 일을 놀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이 작가는 어린 시절 유독 장난감을 좋아했다. 방안 한가득 레고가 쌓여 있었다. “어머니가 중학생이 되는 해 레고를 몽땅 교회에 가져다줬어요. 그때 한바탕 울고불고 했었죠. 레고와 잠시 멀어졌다가 군대 전역 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됐어요.”

장난감을 그림 속에 담는 그의 작품은 독특했다. 군대 전역 후 자신만의 스타일 찾아 작품 활동에 전념하며 대학 시절부터 끊이지 않고 작품을 전시했다. 그림을 그릴 때 영감을 어디서 받느냐는 질문에 그는 딱 한 마디로 정의했다.

그냥 그림은 저예요. 저를 아는 사람들이 항상 얘기해요. ‘너 같은 거 그린다 너니깐 이런 그림 그리는 거 같아라고 이 말이 답인 것 같아요. 영감을 받는다면 저한테 받는 게 아닐까요?”

군대 전역 후 학교에 매일 붙어있으며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도 지금도 한결같이 매일 3~4시간씩 그림을 그린다.

저는 학교에서 살았어요. 학교 다닐 때 교수님의 소개로 처음 전시를 하게 된 후 계속 전시회를 했어요. 명절 하루, 이틀을 제외하고는 그림 그리는 것을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

그리고 여전히 그림을 그리는 일, 전시하고 사람들에게 설명해주는 일 등 그림과 관련된 모든 일을 즐거워했다.

현재 그의 작업실은 본가 자신의 방이다. 방안은 토이 스토리의 앤디 방을 연상이 될 정도로 색감이 알록달록한 장난감들이 기다리고 있다.

가족 중에 저만 미술전공을 하긴 했지만, 아버지도 누나도 그림을 좋아해요. 어머니는 손재주가 정말 좋으세요. 모두 제 그림에 관심은 많지만, 터치는 하지 않으세요. 제가 집에서 작업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이유죠.”

이 작가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취향과 그림을 그리는 것을 이해해주는 가족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운 좋게 전시회도 꾸준히 열게 됐고 운 좋게 좋은 회사에도 들어가게 되고 운 좋게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정말 운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열심히 했으니깐 기회가 온 것 같은데요?’라고 질문하자 제 입으로 말하기 민망해서요. 맞아요. 저 정말 열심히 했어요라고 말하며 머쓱해 했다.

작업실을 마련해 장난감과 그림도 전시해 놓으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는 날을 그려본다.

집도 작업하기 좋지만, 언제가 제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미래 계획이에요. 제가 결혼을 하면 아내는 제 작업실에서 가게를 하고 일 끝나고 휴식을 즐기러 작업실에 가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아요.”

그림에 대한 열정에 비례하면 전혀 허황한 꿈이 아니다. 그는 사회가 예술에 비교적 관심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대학교 시절 제 그림에 관심을 가져주면 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열심히 그렸어요. 만약 혼자 그림 그리고 집에 두면 재미없어서 벌써 그림이 질렸을 거예요.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전시도 하고 제 그림에 관심을 주니 더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어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는 그냥 그림을 계속 꾸준히 해야 해요. 하다보면 좋은 기회도 찾아오기 마련이에요. 제 그림이 상업적이라는 지적을 많이 당했지만 저는 고집부리고 제 스타일을 유지했어요. 그림에는 고집을 부려야 해요. 고집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생길 거예요"라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이채영 기자 codud2ek@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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