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예방하려면 몸가짐을 단정히해야” | |||||
작성자 | 박** | 작성일 | 2016-09-05 | 조회수 | 1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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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쓰였던 자료 그대로 학생대표자 성교육에 사용 총여,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
총여학생회가 안내한 성폭력 예방방법 1. 과도한 음주 자제 2. 몸가짐과 행동을 단정히 3.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는 태도 4. 채팅을 통한 즉석 만남 자제 5. 모르는 사람의 차에 타지 않기 6. 음료수를 무심코 받아 마시지 않기 7. 방심은 금물. 밝고 큰길 이용 8. 큰 소리로 외치며 주위의 시선을 끌거나 신속히 112 신고!
‘이성 친구와 단둘이 집에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친구끼리 여행을 가지 않는다.’,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는 교육부가 만든 ‘학교 성교육 표준안’ 중 성폭력 예방책의 일부다. 이 성교육 표준안은 시대착오적이고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성폭력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듯해 논란이 일었다. 우리 대학교 정성 총여학생회가 지난 2월 ‘2016년도 학생대표자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에서 안내한 성폭력 예방법 또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위 예방법은 현재도 정성 총여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돼있다. 성폭력 상담센터의 한 상담사는 “‘음주 자제’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적용해야 하고 ‘몸가짐과 행동을 단정히’는 지극히 주관적인 예방법이다”라고 말하며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는 태도’는 장애 아동과 같이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할 줄 모르는 경우 명확한 의사를 밝히는 법을 가르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예방법은 피해자가 범죄를 유발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생대표자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은 총여학생회가 주최했다. 여성 긴급전화 1366 울산 센터가 강연을 맡았다. 논란이 된 위 예방법은 예방교육의 보조수단으로 쓰기 위해 총여학생회 측에서 경찰청 공식 블로그 ‘폴인러브’를 참고해 직접 제작했다. 현재 폴인러브에 ‘성폭력 예방’과 관련된 게시글은 100건이 넘는다. 그중 총여학생회가 참고한 게시글은 2012년에 올라온 ‘청소년 성폭력 예방법 예방 및 조치 요령’을 안내한 게시글이다. 이 글에는 문제가 된 예방법과 함께 성폭력의 정의와 실태, 잘못된 통념도 소개했다. 이 글에서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으로 ‘여성의 침묵 YES라고 해석해도 괜찮다’, ‘여성들의 야한 옷차림이나 행동이 성폭력을 유발한다’를 꼽았다. 그러나 총여학생회는 잘못된 통념을 알리는 글이 같은 게시글에 있음에도 위 예방법을 안내했다. 또한 총여학생회 내부에서도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총여학생회장 최보윤(물리학·4) 학우는 “술을 먹고 성범죄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술자리를 줄이기보다 자기를 지킬 수 있을 만큼 음주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음주 자제’ 항목을 넣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여자, 남자 모두 성폭행 피해를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세세하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앞으로 행사를 준비할 때는 조금 다른 내용으로 바꿔서 말하겠다”고 전했다.
박수빈 기자 soobin14@mail.ulsan.ac.kr <저작권자 © 울산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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