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 곤지 찍고 '워 아니 니' | |||||
작성자 | 권** | 작성일 | 2016-05-25 | 조회수 | 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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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결혼식에서 벗어나 결혼식을 하나의 축제의 장으로 만든 한·중부부가 있다. 지난달 15일 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 동헌에 꽃가마가 등장했다. 이 꽃가마의 주인공은 우리 대학교 국제교류원 외국어 학당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황지민 씨다. 혼례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물놀이패가 앞놀이마당 공연으로 잔치의 흥을 돋웠다. 혼례가 시작되자 사회자는 신랑과 신부의 무탈과 번영을 기원하는 축원문을 읽고 태웠다. 신부는 사물놀이패를 따라 꽃가마를 타고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입장했다. 입장을 기다리던 중국인 신랑 유진영(劉進英, Liu jinxing) 씨는 장인어른의 결혼허락을 받고 나서야 입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하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많은 사람 속에서 신랑과 신부는 기러기처럼 영원히 서로만을 사랑하리라 약속하며 맞절했다. 중국, 미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축하객들이 두 사람의 약속을 축하해주었다. 중국에서 온 축하객들은 “한국과 중국은 같은 문화권이라서 전통혼례도 어느 정도 비슷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결혼식이라서 놀랐다”고 말했다. 한 외국인 학우는 “평소 문화수업 때 입던 한복이랑 너무 다르다”며 “왕이 결혼할 때 입던 옷처럼 아름답다”고 했다. 신랑의 중국인 친구와 계명국악원의 민요팀이 축가를 부르며 두 사람을 결혼을 축하했다. 이들은 “혼례에 참여한 사람 모두 국적은 달라도 같은 태양 아래 있는 하나의 아들, 딸들이다”며 ‘태양의 아들’이란 성악곡을 불렀다. 축가가 끝나고 혼례청에서는 닭을 날리며 부부의 풍요와 다산을 기원했다. 같은 우리 대학교 출신으로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외국 학생들이 한국에 와도 전통혼례를 경험한 일이 없다”며 “이번 혼례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을 경험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도 전통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며 “이번 혼례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을 알아갔으면 좋겠다”란 의도에서 전통혼례를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했다고 전했다. 전통혼례 중에 황지민 씨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인 유진영 씨는 “황지민 씨를 만난 것은 정말로 행운이다” 라며 자신의 애정을 표현했다. 황지민 씨는 “중국인 남편이 한국에서 전통혼례를 연 것에 대해 많은 이해와 배려를 해 주었다”며 두 사람의 사랑을 과시했다. 이 결혼식은 남편이 아내를 업고 퇴장하는 것으로 끝났다.
권오인 수습기자 kwon7108@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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