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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쯔위 양 사건의 교훈
작성자 편** 작성일 2016-03-04 조회수 506

유종선 교수(국제관계학)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쯔위(周子瑜) 양 사건은 세계화 시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사례이다. 알려진 바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한국의 한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쯔위라는 이름의 대만 출신 가수가 국내 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여 대만 국기 (사실 대만은 법적으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국기라는 표현도 맞지는 않다) 를 흔든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대만 가수가 이 사진을 중국 인터넷망에 올렸고 중국 네티즌들은 쯔위가 대만의 독립을 선동했다고 하면서 쯔위가 소속된 한국 연예기획사와 걸그룹의 중국 공연을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에서의 사업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한국 연예기획사 측에서는 부랴부랴 쯔위가 사과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이번에는 이것 때문에 대만에서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나 급기야 대만 대통령(총통) 선거에서 전혀 예상치 않게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관심이 없는 사람이면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인터넷과 세계화, K-Pop 열풍, '하나의 중국' 원칙(One-China Principle), 대만의 정치상황, 최근의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 설명하려면 복잡하고 시간도 걸릴 것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우리한테 주는 교훈 한 가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곧 지금 한국이 대외적으로, 특히 동북아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처한 어려움을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외교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국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미국과도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 핵실험과 사드(THAAD)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 논란을 보라. 쯔위 양을 사드 미사일, 대만을 미국, 연예 기획사를 한국 정부로 놓고 보면 이해가 조금 쉬울지도 모르겠다. 언론 보도를 보면 사드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는 한국과 미국간에 거의 합의가 된 것 같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이 워낙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 미사일 배치를 강행할 경우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크게 나빠질 것이 확실하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한국에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하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에 굴복하여 미국과의 관계에 금이 가게 할 수도 없다. 한 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지금 한국의 처지다.

다시 쯔위 양 사건을 돌아보면, 이제 겨우 10대인 한 소녀의 자그마한 행동이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올지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지금 동북아에는 북한 핵무기, 사드 미사일, 영토분쟁, 일본의 재무장 같은, 쯔위 양 사건과는 비교도 안 되는 위험한 암초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이 모든 일에 아주 조심해서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한국은 주변국 모두에게 버림받고 안보와 경제가 모두 크게 어려워질 수 있다. 한국이 언제까지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계속할 수는 없다. 강대국들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독자적 길을 모색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번과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때 인터넷의 선동적인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주관을 지키는 지성인으로서의 성숙한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내 일이 아니라고, 내 전공이나 관심 분야가 아니라고 무관심하지 말고, 우리 주변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기를 바란다. 결국은 나의 일이고 우리 모두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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