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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이제는 관광이야
작성자 박** 작성일 2016-03-04 조회수 759

 

국민여행 실태조사에 따른 울산 방문 관광객 수

 

"울산하면 공장이 생각나요. 아파트 옆에 공장이 있는 거 아닌가요?" 울산에서 대학을 다닌다고 말을 꺼내자마자 서울 토박이인 후배가 한 말이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울산은 공장으로 가득 찬, 부산이나 경주를 놀러 가기 전 시간이 나면 들르는 도시였다.

그런 울산이 '신 관광도시 건설'을 비전으로 삼고 새로 태어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의 산업도시 이미지는 물론 간절곶을 동해안 일출명소로, 태화강을 생태복원 모델로 삼아 새로운 이미지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울산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6대 광역시 중 4위에 불과하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209만 명, 2014221만 명, 2015년에는 241만명이 울산 주요 관광지를 방문했다.

울산시 관광진흥과는 "관광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을 목적으로 '창조관광 시대 선도'를 관광 비전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관광 산업이 '굴뚝 없는 황금 산업'이라고 불릴 만큼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외국 관광객 1명의 방문은 텔레비전 약 16, 소형 승용차 0.2대를 판매한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관광객이 200명 늘어나면 한 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경제에는 수출과 내수라는 두 개의 시장이 있다. 내수는 즉, 국내 수요, 국내 시장을 말한다. 울산 제조업의 위기는 여기에 있다. 우리 학교 이창형(경제학) 교수는 "2016년 경제는 어떨까요"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더 나쁘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 교수는 "울산은 제조업이 지역 산업의 70%, 서비스업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서비스업과 제조업이 그 비중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은 수출에 의존해 수출이 안 되면 곧바로 경제가 휘청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내수시장을 키우는 게 우선돼야 한다.

"제조업은 언젠가 사양(새로운 것에 밀려 몰락함)화된다. 사양산업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없어지는 사업"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섬유 산업, 신발 산업이다.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로 섬유 공장, 신발 공장은 옮겨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광은 그렇지 않다. 관광지마다 그 만의 '독특함'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의 스마트폰이 싸고 기능도 좋다면 우리나라 스마트 폰은 중국에 밀려 덜 팔릴 것이다. 그러나 관광지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해변이 아름답다고 울산의 간절곶이 가치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이 잘되면 인근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관광객이 관광지를 찾으면 그 주변 식당, 숙박업소, 교통, 기념품, 토산품 판매장도 활기를 띠게 된다. 마지막으로 관광은 부가가치가 엄청나다. 만약 1천만 원인 자동차를 판매한다면, 실제 부가가치는 자동차 가격에서 부품 값을 뺀 값이다. 그러나 반구대 암각화를 관광지로 발전시키면 입장료가 그대로 부가가치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굴뚝 없는 황금산업'이 울산에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창형 교수의 대답은 "충분하다". 울산은 영남 알프스, 대왕암, 몽돌 해변과 같은 자연 문화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반구대 암각화, 석남사, 통도사 등의 문화 관광자원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계는 교통이다. 울산의 면적은 서울의 1.7배다. 그러나 대중교통 수단은 버스뿐이고 관광지도 흩어져있다. 관광객이 승용차가 없다면 도심과 자연경관을 구경하기 어렵다. 이창형 교수는 "관광객은 교통 때문에 다시 놀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절곶에서 일출을 보고 석남사를 가고 싶어도 울산에 사는 사람도 버스를 이용해 울산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관광지를 찾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택시를 이용하기에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관광지와 관광지를 묶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객이 "경주 불국사를 구경하고 울산의 석남사로 놀러 오도록, 경주 감포에서 간절곶을 보고 대왕암까지 구경하도록 인근 지역과 연계를 해서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인 시티투어버스는2층 오픈 탑 버스에서 보는 경관과 깨끗한 차량 내부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 시간이라는 긴 배차시간과 볼거리가 적은 울산대학교 젊음의 거리가 관광 코스로 포함돼 있어 "아직 관광객들이 원하는 것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시 관광진흥과의 조은정 씨는 "아직 시티투어가 시작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곧바로 코스를 수정하긴 어렵다""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더 좋은 코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토리텔링도 필수다. 단순하게 반구대 암각화를 상품으로 만드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반구대 암각화에 관한 스토리를 만들고, 스토리를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몽돌 해변에 있는 몽돌이 왜 생겼는지, 몽돌 모양이 어떻게 다 다른지. 관광객이 관심을 갖고, 보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교수는 "관광을 부흥시킬 수 있는 건 아이디어를 가진 일반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관광객에게 무엇이 인기가 많은지, 어떤 불편을 먼저 해소해야 하는지 아는 건 현장에 있는 시민들이다. "이들의 아이디어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면 훌륭한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참고>울산 관광 4대 추진 과제

1.관광서비스 인프라 수준 제고

2.적극적인 관광마케팅

3.찾고 싶은 울산 관광명소 발굴

4.머물고 싶은 체류형 관광 자원 확충

 

                                                            박수빈 기자 soobin14@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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