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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만 해주세요
작성자 윤** 작성일 2015-12-08 조회수 543

투표만 해주세요

 

  내년 학우들을 대변할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끝났다. 후보자들은 학우들에게 소통과 공약을 외쳤다. 그러나 이와 함께 후보자들이 많이 외친 말은 '투표를 꼭 해주세요'였을 것이다. 후보자들은 학우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선거 독려를 한다. 그러나 투표가 곧 한 후보를 지지하는 일이 됐다. 단과대학 한 군데를 제외한 모든 중앙기구와 단과대학 선거가 단선이었기 때문이다.

  선거 투표율 또한 한 곳을 제외한 모든 곳의 투표율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이번 선거에 투표율 미달로 재선거를 치르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재투표를 치를 뻔한 곳은 많았다. 각 기구나 단과대학마다 시행세칙이 다를 순 있지만 대부분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거나 반대가 찬성보다 많을 경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무효 투표수가 반대 투표수보다 더 높게 나오는 등 이상한 투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후보자들은 공약의 완성도, 찬성률보다 투표율에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학우들의 무관심이 반복되면서 1년이 지나면 또 선거철이라 인사를 하는구나생각하며 저번 학생회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잊게 된다. 자연히 후보들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학우들은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후보를 저울질하기보다는 이 사람이 이번 해에 고생하겠구나라는 생각만 한다. 경쟁할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공약으로 후보를 고를 수 없다. 이게 2015년 공약인지, 내년 공약인지 비슷비슷해 보인다. ‘이 공약은 진짜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대부분이 시설 보수나 휴게실 개선을 공약으로 걸기 때문이다. 경선이 아니니 공약을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 자리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약에 대해 검증도 하지 못하고 후보자들의 얼굴만 보고 투표를 하게 된다.

  학우들이 학교에 바랄 수 있는 것은 부러진 의자 바꿔주세요뿐만이 아닐 것이다. 시설 개선도 중요하다. 놀고 즐길 수 있는 문화 공약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등록금 내는데 왜 이러냐, 내가 원하는 건 왜 고쳐지지 않냐라는 말을 그만할 때다. 회장과 부회장은 학우들을 대표해서 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어떤 확성기를 써야 학교에 전달될지 고민하지 않거나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으며 불평만 한다면 우리가 뽑은 대표자들도 불평쟁이로 밖에 남을 수밖에 없다.

  회장과 부회장은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귀에 박히도록 들은 선거가 기본 권리 행사라는 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