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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린 밥상이 필요해
작성자 박** 작성일 2015-10-07 조회수 703

  먹고 마시고 놀고.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지만 취업을 준비하고, 학점을 잘 받아야하는 대학생들에게 먹고 마시고 논다는 것은 후회만 남는 쓸모없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축제는 다르다. 우리 학교에 걸렸던 현수막의 문구처럼 노는 것은 죄가 아니다. 축제 기간 만큼은 잘 놀았다고 후회를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우들은 숟가락만 올려도 되도록 축제라는 밥상이 잘 차려졌을까.

  우리에게 축제는 단순히 3일 동안 먹고 마시는 행사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의 부스'에서 마약 옥수수를 사먹고, 에이드와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저녁이 되면 주촌에서 안주를 곁들여 술을 마신다. 이것이 축제의 모든 모습이다.

  축제 첫날부터 내린 비 때문인지 축제의 열기는 뜨겁지 않았다. 각 단과대학 앞에서 열렸던 부스도 이번에는 신학생회관 앞에서만 활동할 수 있게 해, 신학생회관 앞을 지나지 않으면 축제가 진행되는지도 몰랐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렸다. 학우 2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축제에 대해 '좋다'고 평가한 학우는 46%에 달했다. 그러나 항상 똑같은 프로그램을 아쉽다고 평가한 학우도 45%에 달한다는 점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운영상 미숙한 점도 눈에 들어왔다. 동아리 한마당은 갑작스런 비로 지연됐다. 그러나 오늘 동아리 공연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 조차 관객들은 알 수 없었다. 동아리 회장들만 리허설이 미뤄졌다는 연락을 받았고 공연을 기다리다가 집에 간 학우들은 리허설 없이 본 공연이 진행된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결국 천막을 치고 무대를 진행했지만 무대 위의 학우가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아찔한 상황도 눈에 보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2U 청춘가요제와 초청 가수의 축하 무대는 학교 언론사 출입이 통제됐다. 축제 위원단 측에서 동영상은 교내 방송국에, 사진 촬영은 한 동아리에만 찍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여러 기자들이 무대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뒤에 있는 학우들이 무대를 즐길 수 없다는 이유였다. 작년 무대 때 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러 와서는 무대만 보고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축제 관계자가 해야 할 일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다. 언론사가 해야 할 일은 모든 학우가 즐길 수 있도록 축제의 모습을 직접 전달하는 것이다. 학교의 축을 맡고 있는 총학생회와 언론사가 학우들이 만족할만큼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