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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에게 명찰이 왜 필요한가요
작성자 박** 작성일 2015-04-08 조회수 1077

안다미로

우리 대학 캠퍼스를 둘러보면 전공 책을 들고 다니는 학우들, 상징탑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학우를 볼 수 있다. 과잠을 입고 자기 이름이 쓰인 명찰을 달고 다니는 신입생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새 학기를 상징하는 과잠을 입은 신입생들이 마냥 귀엽고 활기차 보이지 않는다. 덥든 춥든 날씨에 상관없이 목 바로 밑까지 과잠 단추를 채운 모습은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학기 초반도 아닐뿐더러 날씨도 따뜻한데 왜 아직 과잠을 입지?’라는 생각에, 다음에는 명찰은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

몇몇 과가 신입생들에게 개인의 자유없이 일괄적으로 과잠을 입게 하는 이유는 과에 대한 소속감을 고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명찰을 해야 하는 이유는 선배가 후배의 이름을 외우기 쉽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제적인 과잠 착용과 명찰 부착이 애초의 긍정적인 역할만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제일 기본적인 예의는 인사로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선배에게 인사를 하는 학우는 많이 없다. 같은 과 교수님에게도 인사를 꼬박꼬박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들이 어른을 공경하지 않아서, 또는 무시하려는 의도로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요즘에는 인사하는 것에 대해 부끄럼을 타는 경우가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입생에게 과잠을 입도록 하는 몇몇 학과를 보면, 지나가는데 인사를 하지 않으면 불러서 혼을 낸다. 이쯤 되면 과잠은 선배들이 자신의 과 후배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과 후배이면 잘못을 잡아내려는 용도로 쓰이는 것 같다. 그래서 신입생들은 멀리 지나가는 선배를 쫓아가 인사를 하고, 단대 건물에서 사복을 입은 사람에게는 누군지 몰라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선배들에게 학과 오티나 엠티는 인사를 하지 않는 즉, 말 안 듣는 후배를 굴릴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군기가 잡히지 않으면 시시때때로 불러 선배인사법을 얼차려를 주며 교육한다

이러한 강압적인 분위기와 선배들의 행동은 후배들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그들에게 선배는 나를 이끌어 주는 멘토일까, 잘못 걸리지 않기 위해 행동 잘해야 하는 같은 과 선배님일까. 선배가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하고, 한 번이라도 더 인사해서 얼굴을 보려 하고, 과에 애정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이 강제적이고 일률적인 과잠 착용과 명찰 부착, 과 동아리 의무 가입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재고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처음 대학교에 들어왔을 때, 어떤 학교생활을 기대했고, 어떤 언니 오빠 같은 선배를 기대했는지 다시 돌아가서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