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칼럼] 익숙하시나요 | |||||
작성자 | 김** | 작성일 | 2014-12-03 | 조회수 | 1400 |
---|---|---|---|---|---|
익숙하시나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자주 노출되면 그것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익숙한 일상,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에 우리는 항상 익숙한 일상 속에서 살아간다. 어느 순간 그 익숙함이 편하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그것에 순응한다. 대부분 익숙함을 절대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동화돼 살아간다. 누군가는 그것을 삶이하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살아기기 때문이리라. 2015학년도 선거가 치러진 11월 한 달은 익숙한 달이었다. 언제나 이 시기 학생 대표 선거를 실시했고 또 누군가가 선출됐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러한 모습에 또 하나의 ‘익숙한’ 풍경이 생겼다. 단일 후보 일색이라는 것이다. 올해 이뤄진 선거에서 총학생회 선거를 비롯한 각 단과대학 선거 중 한 곳도 경선인 곳은 없었다. 일부 극소수 학과 회장 선거에서 경선이 이뤄지긴 했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찬성, 반대의 투표를 하고 투표소를 떠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2011년을 마지막으로 3번의 선거 모두 단선으로 진행됐다. 작년의 경우도 경영대학, 건축대학만이 경선으로 처러졌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익숙해지듯이 우리는 단선에 익숙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개의 선본아 나오면 신기한 일이 됐고, 단일 후보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움이 됐다. 오죽하면 학과회장 후보자를 정하는 것을 ‘총대를 멘다’라고 표현할까. 투표를 하는 학우들의 머릿속엔 ‘총대를 메고 나온 사람을 떨어트릴 수 있나’란 생각이 가득하다. 후보자들의 머릿속엔 ‘설마 떨어지겠어’라는 안일함이 자리 잡는다. 익숙함의 무서움이다. 우리는 그러한 위험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익숙함은 어느덧 우리에게 절대 진리로 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후보의 공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극소수이다. 실제로 이번 ‘진짜’ 총학생회는 지난 청춘차렷 총학생회 공약보다 더 줄어든 공약을 들고 나왔다. 두 총학 모두 지킬 수 있는 공약을 약속했는데 결국 지킬 수 있는 약속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공약은 작년 이 시기 나왔던 것들과 대부분 비슷했다. 그러나 각종 커뮤니티 어디에도 후보자 공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못했다. 다들 익숙해져 이제는 그것을 진리로 여기기 시작한 것일까. 결국 인문대 선거는 투표율 미달로 재투표에 들어갔다. 익숙함이 무관심으로 변하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 좋은 예이다. 그러나 학우들에게 이 사건이 하나의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는 사건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 사실조차 관심 없는 학우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니까.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 익숙해졌다.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