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미로 | |||||
작성자 | 편** | 작성일 | 2014-10-06 | 조회수 | 1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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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녹수초등학교 앞 통학버스는 조용했다. 첫 정류장에서 한 명밖에 버스를 타지 않아 과연 이 버스가 가득 찰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버스는 둘째, 셋째 정류장을 지나면서 학우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고 동구청에 도착하기도 전에 만차가 됐다. 흔들거리는 버스 안에서 눈에 졸음이 가득한 채 겨우 서서 가는 학우, 이어폰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는 학우, 개강총회로 인해 어제 마신 술이 덜 깬 학우 등 이른 아침이라 예민한 학우들을 인터뷰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타 보고 의견을 들어 보니 학우들의 불만에 동감이 갔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학우들의 통학버스에 대한 불만사항을 모아 학교 측에 찾아갔으나 대부분 아쉬움이 남는 답변이 돌아왔다. 입석으로 가는 학우들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좌석버스의 대안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학우들이 좌석버스를 타면 앉아서 갈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 하는 것 등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운행하는 통학버스라면 안전을 바탕으로 더욱 더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통학버스 기사의 취지에 맞지 않아 앞에 싣지 못했지만 몇몇 학우들의 색다른 제안도 있었다. 통학버스 앞에 붙여진 우리 학교 표기를 크고 정확하게 해서 붙여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제안에 대해 학교 측은 처음에는 긍정하는 듯 하더니 이내 힘들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학생증 확인 의무화 등 그 밖의 사항에 대해서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지만 어렵다, 힘들다, 그 정도는 이해하자, 예산이 부족하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학교 측에서는 문제의 경중을 따지며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A4용지에 인쇄만 한번 해서 붙이면 되는 이와 같은 문제 등 사소한 것부터 해결해 나갔을 때 중대한 문제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 통학버스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새로운 대안도 나오고 있다. 통학버스 기사가 마무리를 지어갈 무렵, 학교 앞에서 셔틀버스와 관련된 ‘셔틀왕기린’ 종이를 받았다. ‘셔틀왕기린’은 학원에서 셔틀버스를 제공하듯이 술집에서도 셔틀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공부를 하거나 술을 마시고 밤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주목적이며 시험기간에는 해당 술집의 이용 없이도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현재 우리 학교 통학버스는 등교 시에만 운행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지원을 학교 측에서 먼저 나서서 지원했다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