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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통해 본 대학축제의 모습
작성자 편** 작성일 2014-10-06 조회수 893

 

광고나 선전 따위의 대중 전달을 목적으로 제작한 간단한 그림이나 표가 포스터이다. 강의실 복도에 두 여가수의 사진이 실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울산에서 가수 콘서트가 열리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여기저기 포스터가 붙어 있어 그 포스터를 다시 보니 이 포스터가 학교 축제 홍보 포스터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대학 축제 포스터에 두 여가수의 얼굴만을 실은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다른 어떤 것보다 가수 얼굴을 실으면 일단 학생들이 그 포스터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그 예상은 잘 맞은 듯하다. 학생들은 학교 축제 홍보 포스터를 보았느냐고 물으면 모른다고 했지만 두 여가수 얼굴이 실린 포스터는 보았다고 했다. 또한,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를 포스터에 넣었을 텐데 이번 축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행사를 주최 측은 초청가수 공연이라고 여겼나 보다.

포스터의 목적이 행사를 알리기 위해 시선을 끌어야하고, 실제 가수들이 나오니 학교축제 포스터로 적합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콘서트 포스터로 생각될 만큼 학교 축제 행사라는 내용 전달 기능은 약한 듯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 축제의 가장 중요하고 주제가 되는 행사가 초청가수 공연이라는 것이었다. , 울산대학교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초청가수 공연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축제 사용경비에 대한 내역이 나오면 알겠지만 가수 초청에 상당한 비용을 썼을 테니 비용만 생각하다면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축제에서의 가수 초청은 비단 울산대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이제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치르는 축제 행사 중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로 자리 잡은 프로그램이다. 이런 대학 축제의 모습에 대해 축제가 열릴 때마다 찬성과 비판의 의견들이 교환되곤 한다. 일 년에 한번 뿐이고, 젊음과 낭만을 즐길 수 있어야 하며, 학생들이 초청가수 공연을 기대하는 이벤트이니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는 이벤트에 그렇게 큰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가수를 초청할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의견들도 있다.

초청가수 공연이 축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이벤트라는 말은 그에 필적할만한 행사도 없고 아마추어인 친구들이 제공하는 공연이나 전시에는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 결국 축제 문화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것인데, 교내에서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보거나 학생 선거 운동에 사용되는 포스터나 문구 등을 볼 때면 우리 학생들의 재치 있고 기발한 표현들을 만나곤 한다. 학생들의 창의성, 위트와 유머가 축제 문화 콘텐츠 구성에서도 발휘될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되지 않는지 의문스럽다. 물론 예전에 비해 공연이나 전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아마추어인 친구들의 행사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지 않거나 혹은 즐길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대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취업 걱정을 한다. 이는 곧 재학 중에 취업을 위한 학점 관리, 인턴, 해외 연수 등 전공 공부 외에도 많은 활동을 하여 물리적으로도 바쁘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다. 그러니 축제라 해도 본인이 축제를 만들고 참여하기보다는 짧은 시간 할애하여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가수 공연을 보는 것이 제일 효율적인 축제 즐기기가 되었나 보다. 대학축제가 정확하게 어떠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대학 축제에서초청가수의 공연이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된 것이 반갑지 않다. 많은 비용이 드는 가수 공연을 꼭 대학축제에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대학도 사회도 현재 대학축제

의 모습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는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을 하고 있다고 본다. 차제에 대학축제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이고 바람직한 대학 축제 문화는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