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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다시 한 마음으로 풀어가야
작성자 편** 작성일 2014-09-02 조회수 770

 

2014년 4월 16일 어린 아이들이 배안에 갇혀 있는 것을 보는 국민들은 모두, 제발 살아 돌아와 달라고, 한 명이라도 더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배가 오래 더 떠있게 해달라고 한 마음으로 똑같이 기도했다. 그러나 배는 너무 빨리 가라앉았고 많은 생명들을 잃었다.

 

배가 가라앉은 후에도 국민들은 한 마음이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그러나 국민들에게 비쳐지는 구조 활동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했다. 구조상황이 왜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는지, 이 상황을 누가 책임지고 풀어가는 지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 없어 답답했다. 더욱이 구조 활동에서 보여준 해경의 태도는 앞으로 이와 같은 해상사고에서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이쯤 되니 사고 초기에 온 국민의 놀람과 슬픔은 분노와 의심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올바른 사고수습과 재발 방지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

 

선체가 가라앉은 후 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살아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구, 두 구 시신이 올라오면서 가족들의 오열은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반성을 갖게 하였다. 그러나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 관계 기관 및 언론의 발표 및 태도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의혹을 증폭시켰다. 그 과정 에서 국민들은 우울하고 힘들어 지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같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사태수습이 잘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민들의 하나 된 마음이 분열되기 시작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이루어졌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자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면서 시민단체와 함께 자체적으로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국회에 입법 청원하였으며 여당과 야당도 각각 세월호 특별법안을 내놓았다. 이름은 세월호 특별법으로 불리지만 세 종류가 있고 세 법안을 확실하게 분류할 수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았다.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유가족들은 단식을 하게 되었고 특별법 중 보상과 지원에 대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에 따르는 막대한 재정 마련에 대한 우려와 다른 참사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보는 입장들이 나타난 것이다. 급기야 단식으로 거의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향해 아예 죽으라고 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게 되었고 한 개인의 삶은 여과 없이 공개되었다. 이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특별법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고 여전히 슬픔에 동참하는 이가 있는 가하면 피로감을 토로하고 이제 그만 일상생활로 돌아가자고 하는 이도 있다. 이제는 하나가 아니었다.

 

<세설신어> 에 ‘단장지애(斷腸之哀)’라는 말이 있다. 자식 잃은 슬픔은 마치 창자가 끊어지는 정도의 아픔이라는 것이다. 그와 같은 아픔과 슬픔을 한 마음으로 온 국민들이 나눈 지 넉 달이 되었다. 그러나 사고를 수습하는 넉 달 동안 의심은 눈덩이처럼 자랐고 우리의 하나 된 맘은 양쪽으로 갈라졌다. 이것은 정파나 이념 논쟁과 같은 문제가 아님에도 양편으로 갈라진 두 집단은 서로 싸우고 중간에 있는 국민들은 혼란스러움과 피로감에 지쳐있는 듯 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 지금은 무엇보다 이 분열을 봉합하고 다시 한 마음으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면서 투명하고 신뢰할만한 과정을 거쳐 이를 제대로 잘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