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이지만 전국최강 자부심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14-09-02 | 조회수 | 1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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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창단한 우리 대학교 씨름부는 현재 13명의 학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씨름부요? 처음 들어봐요”, “우리 학교에 씨름부가 있다고요?” 19년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대학교 씨름부의 현실이다. 그간 많은 인재를 배출했지만, 씨름부는 여전히 학우들에게 익숙지 않은 존재다. 작은 관심에도 씨름부는 지난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획득하며 전국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지난달 13일 우리 대학교 씨름부의 훈련장인 울산 동구청 씨름판을 찾았다. 기합 소리가 가득한 씨름판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항상 실업팀인 동구청 씨름단, 강남 고등학교와 같이 훈련해요. 아직 우리 대학교에는 훈련장이 없어요” 박종길(운동건강관리학·2) 학우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많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연습시간이 됨과 동시에 몇몇 선수들이 씨름판에 들어가 자세를 잡았다. 우람한 덩치를 가진 4~5팀의 등장에 씨름판이 좁아 보였다. 앞선 선수들이 시합하는 동안 다른 선수들은 뒤에서 줄을 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더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뺏기고 있었다.
우리 대학교 여타 운동부와는 다른 환경이었다. 전국에서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우리 대학교 씨름부가 받는 대우는 그에 걸맞지 못했다. 운동부 중 가장 대표적인 축구부만 하더라도 넓은 잔디 구장을 지원받는다. 더구나 이동을 위한 대형버스도 지원받고 있다. “우리가 학교 기숙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주명찬 감독의 말에서 말하지 않아도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이 남아있는 듯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바보 같다고 할 만큼 긍정적이었다. 인터뷰를 한 모든 선수가 그들의 환경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열악하다 하는 것은 핑계라 생각해요. 아무리 열악해도 열심히 하면 돼요” 박종길 학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1등이 이런 말을 하는데 누가 토를 달겠는가. 우리 대학교 씨름부가 전국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선배들이 모두 열심히 하시고 감독님도 굉장히 열정적이에요” 박덕일(스포츠과학부·1) 학우의 말에서 씨름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씨름부의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만큼 씨름의 미래도 어둡지만은 않다. 아직 비인기 종목에 속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관심을 받고 있다. 박종길 학우는 “젊은 사람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여자 씨름부도 생겼고요. 옛날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그나마 나아지고 있어요” 이성철(운동건강관리학·3) 학우는 “최근에는 TV 중계도 자주 해주는 편”이라며 “더 열심히 해 씨름을 더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열정적으로 아무 불평 없이 운동하는 그들에게도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었다. 바로 우리 대학교 학우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시간에 운동을 하다 보니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 “수업시간에 만나더라도 저희가 덩치가 크고 무표정하다 보니 학생들이 말을 잘 못 걸더라고요”라고 말하며 박종길 학우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저희가 숫기가 없어서, 학우들이 다가와 주면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들도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우리 대학교 씨름부는 오는 5일에서 9일까지, 경상북도 상주시 체육관에서 열리는 추석장사씨름대회에 참가한다.
이승연 기자 leemoon32@mail.ulsan.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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