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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동네 갤러리 관람
작성자 박** 작성일 2014-09-01 조회수 1500

▲북구예술창작소에서 13일까지 진행되는 날개프로젝트 'The Good'은 청소년들이 바라본 일상 풍경을 담았다.

 

 

모자를 쓰고 슬리퍼를 신고 집을 나왔다. 편안한 차림으로 도착한 곳은 동네 슈퍼가 아니다. 동네 예술관인 북구예술창작소이다.

 

울산광역시 북구 염포동에는 작은 동네 갤러리인 북구예술창작소가 있다. 지난 5월 14일 문을 연 이곳은 사실 시각 예술 분야 예술가들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층에 위치한 6개의 스튜디오는 작가들의 작업실이자 생활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작가들은 서로 교류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소통한다.

 

그렇다고 북구예술창작소가 작가들을 위한 공간만은 아니다.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주민들이 일상적인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회와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매월 작가와 작가, 작품과 평론, 작가와 지역이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한다. 현재는 아동·청소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은 북구예술창작소만의 독특한 기획이다. 우리 마을에 필요한 예술적 행위와 활동들이 무엇인가를 주민들의 시각에서 기획해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마을기획자들이 주민들의 앨범에 있는 옛날 사진과 일화를 수집해 ‘소금포 어제와 오늘 그리고 우리들’이라는 사진전을 열어 염포동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했다. 이렇듯 북구예술창작소는 앞으로도 거대 콘텐츠보다는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로 전시를 계획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번 달 13일까지 날개 프로젝트 ‘The Good’이 전시 중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해외 청소년들의 일상과 삶을 들여다보고 서로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프로젝트이다. 태국 청소년들에게는 ‘선과 도덕적인 것’, 라오스는 주변의 사람이나 동식물 같은 ‘가까운 것’, 나미비아는 단순히 보고 ‘좋아한다고 느끼는 것’을 찍은 사진을 한국의 청소년 기획자들이 고른 사진전이다. 날개 프로젝트에 참여한 황지선(울산여고·1) 학생은 “인물 사진 중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친근한 사진을 선택했다”며 “전시회가 끝나면 날개 프로젝트에 참여한 해외 친구들을 만나보고싶다”고 전했다.

 

북구예술창작소는 감상뿐만 아니라 참여를 통해 자신이 전시회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공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작가들이 원활한 작업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직간접 경험을 하고 문화·예술적 감성을 키우는 것이다. 북구예술창작소를 처음 방문한 권화정(삼일여고·1) 학생은 “친구의 초대로 처음 방문하게 됐다”며“작은 동네에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갤러리가 있어 신기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관람객이 북구예술창작소를 찾고 있다. 많은 이들이 찾고 있지는 않기에 지금도 이 공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수진 매니저는 “많은 사람이 북구예술창작소를 찾아오게 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문턱이 높은 예술가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이 내가 찾아가고 볼 수 있다고 느끼게 다가가는 것이 올해 목표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다양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공간들이 만들어져야한다. 지금 그러한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가고 있지만 활기를 띄지 않고 찾아오지 않으면 금방 사라지기 마련이다”며 “학생들이 새롭고 문화 예술적인 공간을 마음껏 누리고 게으름피지 않고 돌아다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금비 기자 footgball@mail.ul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