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뉴스미디어

뉴스미디어

(C&A) 한 마리 나비가 날아다니듯
작성자 박** 작성일 2014-09-01 조회수 1382

▲중국 광저우 발레단의 공연이 지잔달 23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C&A(Culture & Art)

 

얼마 전 종영한 ‘댄싱9’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봤다. 흔한 노래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모든 장르의 춤을 심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한국무용, 락킹 등 많은 춤이 내 눈을 홀렸다. 그 중 내 시선을 가장 끈 것은 바로 발레였다.

 

지난달 23일 울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중국 광저우발레단의 공연이 열렸다. TV로만 볼 수 있었던 발레였기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발레 공연이라고 생각했을 때 ‘지루해서 어떻게 보지?’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내 걱정을 비웃듯 90분짜리 공연은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고 끝났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발레 공연이었기 때문에 언제 박수를 치고 그만둬야하는지 어려웠으나 사람들의 박수를 따라하다 보니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1부 시작인 「파키타」는 스페인 배경으로 프랑스 장교와 집시 처녀의 사랑 이야기이다. 발레리나들이 빨간 의상을 입고 나왔기에 당연히 중국과 관련된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스페인이 배경이어서 놀랐다.

 

발레는 표정이나 전체적인 움직임으로 내용을 파악해야한다. 무대와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앉았기 때문에 공연이 모두 끝난 뒤 팸플릿을 보고서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무용수들의 표정 연기를 실감나게 느끼고 싶다면 앞 쪽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발레리나의 움직임은 가볍고 우아했으며 발레리노는 힘 있고 강렬했다. 어떻게 발가락 끝으로 서서 다른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리고 여러 바퀴를 도는지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문득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이 떠올랐다. 저 무대 위의 무용수들도 분명 그녀의 발과 다르지 않으리라.

 

발레는 유럽에서 발생해 발달해왔다. 그렇기에 당연히 서양 음악과의 조합만을 생각했다. 그러나 광저우 발레단의 창작 대표작인 「The Butterfly Lovers」는 그 생각을 완전히 접게 만들었다. 중국 고전의 양산백과 축영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나 서양의 발레와 접목해 조화롭고 아름다운 무대를 연출했다. 소품이나 의상 또한 중국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으며 음악 또한 동양적이었다. 무반주 댄스에서도 춤은 사람을 즐겁게 만들지만 동양과 서양의 조화에서는 더욱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가장 인상적인 무대는 「피안」이었다. 짧고 퍼져있는 치마를 입고 토슈즈를 신고 빙글빙글 돌거나 뛰는 것이 발레의 모든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피안」은 원피스를 입고 맨발로 무대를 채워갔다. 묶여있는 현실에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움직임이 흔히 생각하는 발레와 달랐다. 또한 중국의 슬픈 음악과 더해져 더욱 깊게 다가왔다.

 

실제로 처음 접한 발레는 미술전보다 깊이가 있었고 음악회보다 신났다. 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봐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발레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흔한 영화·뮤지컬·연극이 지겹다면 발레 공연을 꼭 보길 바란다.

 

 

박금비 기자 footgball@mail.ul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