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쳐야 하나 | |||||
작성자 | 류** | 작성일 | 2014-07-11 | 조회수 | 1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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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연일 일어나는 안전사고 소식으로 대한민국이 충격에 빠졌다.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는 수습 초기 부실 대응과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 선장과 선원들의 도덕적 의식 결여가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문제 인식은 그때뿐이다. 해결책은 언급만 될 뿐 현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최근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면서 안전 불감증이 우리 사회의 화두다. 필자는 우리 대학교의 안전 실태를 취재하면서 행정기관이 가지는 폐쇄성과 안전의식의 부재가 혹시 모를 재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예산은 매년 편성하고 규정 매뉴얼도 갖춰놨지만, 형식적이라는 느낌이었다. 행정기관들은 관료 조직의 성격을 띠고 있어 공무원들의 속성을 그대로 닮았다. 가령 '안전'이라는 사안에서도 관련 담당 부서는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 그 속에서 담당 부서를 맡는 행정 직원들은 조금이라도 본인의 업무와 다르면 '내 일'이 아니라며 떠넘기기 일쑤다. 부처 간 정보 공유 및 협동도 아쉬웠다. 맡은 직무와 관련해서는 전문적이지만 매뉴얼이 없으면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다. 그런가 하면 작년에 맡던 사업들도 과다한 업무로 부서 간 맞교환된다. 해당 분야의 직원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 관계자는 이미지 챙기기에 급급한지 세간에 일어난 안전사고를 학교와 결부시키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안전 불감증은 비단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번 학교를 향해 시설 확충에 힘쓰라고 주장하는 우리도 문제다. 가령 지난 5월 청운학사 기린관에서는 소방안전 훈련을 약 40여 분 간 진행했다. 기숙사 관련 인원 50여 명과 일부 교직원들이 전부였다. 기숙사 대부분의 사생은 소방안전훈련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재난 안전훈련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를 말해주는 사례다. 그런가 하면 상징탑 주변 횡단보도는 어떤가. 도로 보행 시 횡단보도를 따라 건너야 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한 명제다. 그러나 실제로 횡단보도를 지키면서 건너는지를 따져볼 때 우리는 침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 조금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나 힘들다. 다른 곳도 아니고 상징탑 주변을 횡단보도로 건넌다고 말하면 혹자는 웃을지도 모르겠다. 당장에 나부터도 수업시간에 쫓겨 횡단보도를 벗어나 무법천지로 다닌다. 이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이들도 다를 바 없다. 교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엔 보행자와 운전자 서로가 피해가는 것이 묘기를 보는 것 같다. 속도가 생명인 오토바이 배달원들은 '광란의 레이서'나 다름없다. 서로가 횡단보도는 잊은 채 '도로 위의 무법자'가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사람은 편안함과 자유를 추구한다지만 이것은 준법정신의 타락이다. 자유라는 것도 법을 엄중하게 지키면서 누려야 한다. 기본적인 것조차도 지키지 못하고 안전을 걱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후진적이고 국민성이 타락하고 있다는 점을 뜻한다.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영국의 도덕철학자 애덤 스미스는 그의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완전한 신중, 엄격한 정의, 적절한 지혜의 준칙들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은 완전하게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자기제어로 그것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항상 그로 하여금 자신의 책무를 다하도록 해주지는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비난하기 전에 우리부터 생활 속 안전의식과 준법정신을 잘 지키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