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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양산하는 대학생 대출 현명한 선택을
작성자 류** 작성일 2014-04-30 조회수 1979

  "10% 금리 인하!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 세 가지만 말하면 OO대출 승인고객 누구나!" "OO대출은 XX론~" 어딘가 익숙한 멘트다. 입에 착착 감기는 멘트와 리듬. 어른들도 모자라 이젠 어린 아이들도 따라 부른다는 광고. 바로 대부업체의 광고다.

  한때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든 멘트와 리듬감으로 사람들을 현혹시켰던 그들이 최근에는 광고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아참, 나 오늘 러시앤XX에서 대출받았어.” “어? 은행이랑 카드 놔두고 왜?” “바쁠 땐 쉽고 간편하거든.” … “버스랑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고~” “하긴~ 시간은 돈이니까” “조금 비싼 대신” “편하고 안심되는거?” “좋은 서비스는 그런 거 아닐까?” “그렇다고 맨날 쓰는 건 아니지?” “그럼~ 시간 많으면 할인마트 가고 급하면 편의점 가는 거지.” “계획적으로 잘 써야겠네.” 대출광고에 대해 비난 여론이 끊이질 않자 대부업체들이 한 발 물러서 감성마케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왠지 더 호소력 있어 보이는 광고다.

  불법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에서 학자금이나 생활비를 쉽게 대출하면서 대학생들과 서민들의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잇따른 부실로 경영난에 처해있던 저축은행들은 돈 없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마이너스 카드를 발급해주는가 하면 대출심사절차도 간편하다. 연체 이자율도 30%가 넘지만 많은 대학생들이 찾고 있다. 한국은행의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대 대출자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10명 중 약 3명은 저신용자 및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부터 대학생들의 저축은행 대출기준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학생 자녀가 휴학 중이고 소득이 없음에도 저축은행에서 학자금 대출 명목으로 대출해줘 가정불화가 생겼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학자금 및 생활비 대출은 정부차원에서도 시행 중이다. 한국장학재단에서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는 학자금대출 사업은 직전학기 12학점이상을 이수하고 C학점(70/100)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재 부실대학 명단에 있는 학교는 대출을 제한하고 있어 많은 학생들이 불법 사금융에 빠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다보니 지난해 20대 청년신용불량자가 2008년 대비 근 4배 가까이 늘어났다.

  A대학에 재학 중인 이 모 군은 학자금으로 인해 대출 받은 경험이나 그와 유사한 일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출을 받기위해 이번 학기에 학자금 대출 신청을 했었고, 아무래도 수입이 없는 학생이라 이자율이 제일 낮은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신청을 신청하게 되었다”며 “이번학기에는 동아리 회장도 맡고 돈쓸 곳이 많아져서 겨울에 벌었던 것을 생활하는데 보태고 등록금을 내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출 신청만 했을 뿐 대출은 받지 않았다. “상환조건은 높지 않지만 졸업하고 나서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에요. 장학재단에서 내걸은 상환조건은 학기 중에 상환하는 조건과 졸업하고 나서 상환하는 조건 두 가지가 있는데 학기 중에 상환하는 조건은 본인이 3학년임을 감안할 때 갚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졸업이후에 대출금을 상환 하는 것은 현재 대졸신입사원 초봉이 2000만 원 대인 것을 감안해 볼 때, 졸업 후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2400만원의 빚이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상환조건이 현실과 비교해 볼 때 너무 큰 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연이율 1~2%역시 무시할 수 없었어요.” 정부 차원에서 저금리로 대학생들에게 학자금을 대출해주고 있지만 그 빚 자체가 졸업 전부터 큰 짐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출이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이나 서민들에게 한 줌의 희망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신용자나 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생들이 고리대금 사채와 같은 대출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자금과 생활비 문제. 학생이 부담하기엔 큰 짐이다. 남유럽 국가인 그리스와 스페인은 재정위기로 청년 실업률이 50%대에 육박하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저금리로 대출을 장려한 제2금융권이 큰 역할을 했다. 대출은 급전이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되지만, 신용등급 하락과 더불어 회생 절차가 어려워 많은 주의가 요구되며, 성인으로서 그에 따른 책임의식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