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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작성자 김** 작성일 2014-04-30 조회수 1565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 스마트폰과 이별하기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본다. 밝은 액정화면에 시린 눈을 참아가며 간밤에 날아온 메신저, 메일을 확인한다. 아침을 먹는 그 순간에도 스마트폰은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뉴스를 확인하며 근심 많은 세상살이를 알아보고 걱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집을 나서 도착한 강의실. 자리에 앉아 남은 수업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스마트폰을 본다. 이미 본 익숙한 것들의 연속이지만 딱히 할 것이 없기에 SNS 타임라인에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더욱 집중한다.

  남 일 같지 않은 익숙한 일상이다.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이 됐다. 스마트폰을 통해 연락하고, 재밋거리를 찾는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과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2~3시간을 스마트폰에 예뻐지는 기자가 3일간 3단계에 걸쳐 스마트폰과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해봤다. 

1일차=SNS와의 사랑을 정리하기

  아픈 가슴을 참아가며 과감히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지우고 체험을 시작한지 30분. 버릇처럼 스마트폰을 열어본다. 알림을 확인 못했을까 노심초사하는 버릇이 남아있던 것이다. 그러나 알림창은 텅 비어있다. 스마트폰 사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NS의 알림이 하나도 오지 않기 때문이다. 항상 급하게 연락을 해야 되는 이 시간에 스마트폰이 쉬고 있으니 약간의 허무함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체험시간이 지나갈수록 스마트폰에 대해 생각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평소엔 느끼지 못한, 어쩌면 처음 느낀 정신적 해방감 이었다.

2일차=스마트폰에서 피쳐폰으로, 지난날의 향수 느끼기

  이번엔 스마트폰 데이터를 꺼보기로 했다. 데이터를 끈 후 안 그래도 없던 알림에서 더 스마트폰의 알림 횟수가 적어졌다. 이따금 전화 혹은 문자메세지를 제외하면 스마트폰이 울리지 않으니 스마트폰은 어느새 어디 있는지 조차 잊기 시작했다. 조금씩은 열어보던 하루 전보다 집착하는 수준이 훨씬 덜해졌다. 핸드폰을 켜 주소록을 열었다. 오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언젠가부터 프로필 인사말로 안부를 묻고 전하는 것이 문화가 된 것인가. 작은 액정 안에 담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마구 쏟아졌다. 모든 친구들의 끝인사는 같았다. “자주 전화해라”

 3일차=스마트폰 서랍 속에 넣어두기

  친한 후배들과 축구 경기를 보기로 약속한 날이다. 미리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해뒀지만 ‘쉽게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걱정을 뒤로한 채 문수구장까지 걸어가면서 맑은 봄 날씨를 감상했다. 꽃이 곳곳에 피어나고 있었다. 평소였으면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지나갔을 길이지만 고개를 들고 걸으니 봄기운을 완연히 느낄 수 있었다. 3일의 시간 중 가장 뿌듯한 감정을 느낀 순간이었다. 약속 장소에 나가 후배를 만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린 시절 달리 연락할 방법 없이도 친구들과 항상 잘 만났던 것이 생각났다. 생각해보니 꼭 막막한 것만은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으로 버려지던 시간을 주워 담으니 여유가 생겼다. 누구한테 연락이 온 것 아닌가 습관적으로 확인했던 스마트폰이 없으니 공부나 책을 읽는 것 등 무슨 일이든 집중하기 편했다. 

  3일간의 체험은 스마트폰에 얼마나 많이 집착 하는가를 보여줬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단계별 체험의 결과 스마트폰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해냈다. 우리가 짝사랑하는 이것이 정말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었다. 모두가 단번에 스마트폰과 이별하기는 힘들다. 개개인이 단계별로 집착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 그 짝사랑을 하나 둘 끝낼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