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이벼슬 하세요? | |||||
작성자 | 편** | 작성일 | 2014-04-30 | 조회수 | 1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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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개강을 하고나면 매번 SNS나 인터넷 사이트 등으로 올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후배들 앞에서 허세를 부리는 선배에 대한 글이다. 그러한 ‘유머’글 속 선배들은 언제나 후배들에게 기본적인 예의를 지킬 것을 종용한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강압적인 선배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비웃는다. 나이가 벼슬이냐고.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학예 따위가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을 뜻하던 선배가, 어느 샌가 나이로 벼슬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배울 점은 하나 없으면서 대접받길 바라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얼마 전 모 대학의 체대문화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기본적인 예의범절에 대한 ‘교육’이 아닌, 그들만의 논리로 잡는 ‘군기’가 문제였다. 시간표를 공개하게 하고 공강을 만들지 못하게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금지 시키는 등 개인의 사생활까지 개입하는 그들의 강령은 언뜻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군기잡기문화는 체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 여전히 존재한다. 새내기들은 선배들에게 예의범절을 강요당하고, 선배들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새내기들을 ‘굴린다’. 이쯤되면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그들은 왜 학교에서 군기를 잡는 것일까. 군대에서는 군기를 잡는다. 잡을 수밖에 없다. 언제나 전쟁을 대비하고 있는 그들은 긴장을 놓을 수 없으며, 놓아서도 안 된다. 항상 부상이나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내기는, 더 나아가 학생은, 군인이 아니다. 그렇기에 학생의 교육과 군인의 교육은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야 한다.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벼슬길에 나아간 많은 선배들은 이를 종종 혼동하는 듯하다.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여기고 강요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갓 성인이 된 청년들은 확실히 불안정하다. 대다수는 자신이 사회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지 못한다. 그저 설레고 재미있을 뿐이다. 하지만 마냥 어리지도 않다. 확실하게 사리분별을 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당장에 신이 나있을 뿐이다. 간접이 직접으로 바뀌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 선배라는 존재가 필요하다. 다그치지 않고, 그렇다고 가르치려 들지도 않고. 다만 도와주는 것이다. 나이로 벼슬하는 사람이 아닌, 정말 선배의 모습으로. 대학은 갓 성인이 된 학생을 학생이라는 이름으로 품어주는 마지막 교육기관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사회로 나가기 전 대학을 다니며 많은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습득과 경험의 단계로만 있어야하지 절대적이어서는 안 된다. 명령불복종으로 인한 기합은 있을 수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과를 아끼고, 이를 위해 뭔가를 할 열정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다. 하지만 기강이 잡혀야지만 훌륭한 것은 아니다. 정말로 학과와 학우들을 아낀다면, 벼슬길에서 내려와 소통하길 바란다. 소통은 그 어느 가르침 보다 확실하다. 하지만 수직의 상태에서는 어떤 소통도 할 수 없다. 서로를 돕고 도우며 사회로 나아가자. 우리는 모두, 같은 대학생이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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