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뉴스미디어

뉴스미디어

스티브 잡스도 인문학도였다
작성자 류** 작성일 2014-03-17 조회수 2400

’, 당신은 이것을 보고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이공계열을 제외한 학생 대부분은 이를 ()’로 읽을 것이고, 이공계열 학생은 수학에서 쓰이는 플러스 마이너스라고 읽을 것이다. 모 기업의 채용관계자가 인문 계열과 이공 계열 학생들의 생각하는 차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던 는 두 계열 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창조경제’, ‘창의적 인재등 새로움을 발명하는 창조라는 단어가 요즘 시대의 화두다. 인류가 진화하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도 바로 창조덕분이다. 한 예로 애플이 스티브 잡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그의 창조품 덕분이다. 그의 전공은 전자기기와 무관한 철학이었다. 그는 공학적 지식이 전혀 없었지만, 전 세계인을 상대로 아이팟,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물건들을 구상해내며 애플을 세계적인 기업에 오르게 했다. 한때 잡스는 애플의 DNA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과도 접목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창조품이 미래 세계시장을 제패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조라는 것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조금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역발상적 모험이 필요하다.

잡스열풍이 불면서부터, 우리나라 기업들도 나날이 특성화되고 창의적인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인문학 인재융합형 인재를 추구하면서 새로운 채용방식을 추구하고 나섰다. 그래서인지 서점 한중간에는 철학과 인문학 서적이 자리를, 일부 대학가에서는 인문학강좌를 교수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의 말 한마디가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현실이 슬프지만,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던 학문이 재조명받는다는 게 어찌 보면 다행이기도 하다.

이렇게 취업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인문학융합으로 난리인데, 우리 대학교는 과연 얼마나 철저히 대비하고 있을까? 이공계열은 국내 굴지의 산업시설과 협력을 맺어 연구 장학생이나 인턴십 제도와 같은 특성화된 프로그램으로 전국 최고수준의 교육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공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은 참여할 수 있는 교내 프로그램들이 너무 미비하며 특정 프로그램들은 자격조건조차 제한되어 있다. 전국 상위권이라는 외부의 교육평가는 이공계열과 의학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 입장에서 전혀 체감되지 않는 하나의 업적에 불과하다.

우리 대학교가 투자를 안 한다는 것이 아니다. UCDP (UOU Career Development Program)를 비롯해 각종 산업체·해외 인턴십제도 그리고 수도권교류학생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도 잘 갖추고 있다. 그러나 어느 대학교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형식적인 프로그램들을 갖춰놨다고 나 할 일 다 했소!” 하는 그 태도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채용시장은 새로운 인재상을 바라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 대학은 남들도 하니까라는 구태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 대학교에서 시행하는 특정 전문가 양성프로그램과 공모전 프로그램은 취업시장에 뛰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흔한 프로그램들이다. 이는 곧,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게 하는 꼴이다. 왜 인문학도들에게 펜만 들게 하고 공학적 지식은 가르칠 생각을 하지 않는가? , 공학도들에게는 왜 인문학적 감성이 없이 취업시장에 바로 뛰어들게 하는가?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만 해도 그렇다. 인문학도들에게 공학적 기술을 바라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지만, 아이디어 제품을 구상하는 것은 계열 구분할 것 없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공계열 위주의 교내 경진대회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다. 계열 간의 경계를 허물면, 그동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엄청난 아이디어 제품들이 쏟아질 것이다. 또한,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큰 스펙이 될 수도 있겠지만,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기업들 사이에서 잡스형 인재라는 말이 나온 것도 젊은 공학도들에게 믿었던 특별한 아이디어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잡스형 인재는 어렵다.

전국에 구조조정 및 폐교하는 학교들이 매년 늘어나면서 대학들도 위기라고 한다. 그렇다. 대학이라는 곳은 학문의 장이기도 하지만 경영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되는 곳이 바로 오늘날의 대학가다. 지금 바로 앞에 보이는 나무가 영원할 것 같지만, 언젠가는 사라질 수도 있다. 조금만 더 숲을 바라보면서 우리 대학교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실패에 두려워 말고 학생들에게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우리 울산대학교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