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근로환경 이대로 안전한가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14-03-17 | 조회수 |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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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모 학우가 지난해 12월 30일, 故 황승원 군의 이름으로 이웃사랑 나눔성금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며 보낸 편지 중 일부이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매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더라도 잠깐의 화젯거리일 뿐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금방 잊혀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사건들 중 하나가 바로 故 황승원 사건이다. 지난 1월 24일, ‘SBS 궁금한 이야기 Y - 99만 원과 함께 도착한 편지는 누굴 향해 쓴 것인가?’가 방송되면서 이 사건이 뜨겁게 재조명됐다. 지난 2011년 7월 2일 새벽, 경기도 일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에서 냉동기를 수리하던 인부 4명이 냉매 가스에 질식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인부 중 한 명은 서울시립대 경제학부에 재학 중이던 황승원(22) 군으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군 제대 후 쉬지도 못하고 등록금을 벌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는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로 인해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 직접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못했다. 그는 반지하 월세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힘들게 살았지만, 공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독학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2008년에는 꿈에 그리던 서울시립대학교에 합격했다. 대학 입학금과 1학년 1학기 등록금은 은행에서 대출받아 겨우 감당했지만, 대학 등록금의 높은 벽에 부딪혀 2학기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입대를 결정했고, 제대 후, 가정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냉동기 수리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일의 특성상 밤샘 작업이 많았고, 사고 당일에도 평소처럼 새벽 시간대에 냉동기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냉매 가스를 빼내는 작업을 하다 그만 변을 당한 것이다. 故 황승원 군의 사건은 연일 보도되었지만, 사람들로부터 서서히 잊혀져갔다. 그러다 지난 2013년 12월 30일, 이름 모를 청년이 울산 사회 복지 공동 모금회에 故 황승원의 이름으로 노란 봉투의 편지와 함께 99만 원을 기부해 화제가 되었다. 편지에서 그는 ‘승원이와 함께 군 생활을 했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다른 사람보다 가까이에서 승원이를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다간 황승원이라는 젊은 청년이 세상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큰돈을 내지 못해 죄송하지만, 적은 돈이나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어린 친구에게 전해주면 좋겠다”며 끝을 맺었다. 놀라운 것은 그 이름 모를 청년이 바로 우리 대학교 올해 졸업생 송 씨이다. 기자는 그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청했다. 송 씨는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익명을 요청했다.
Q: 사건이 있었던 직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A: 승원이 사건이 기사화되면서 노동법이 개정된다든지, 국가적으로 발 빠르게 힘 써줄 누군가가 나타날 줄 알았는데, 승원이와 같이 군 생활 했던 전우들에게 연락 오는 것 외에 어떤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없었다. 해당 마트 측에서는 그 사건이 있었던 후 2주가 지나도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지겠다며 유족들에게 보상은커녕 사과조차 없었다.
Q: 황승원의 이름으로 기부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승원이가 사고를 당한 후 ‘황승원’이라는 이름이 점점 잊혀져 간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우연히 책에서 “물은 아무리 뜨거워도 100도가 되어야 끓는다.”라는 어구를 봤다. 혼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이라 느껴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방법 중 하나가 익명기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송 씨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벌기 위해 목숨도 보상받지 못한 채 일을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방학 때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사고가 생길 때마다 세상은 곧 바뀔 것처럼 떠들어 대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져간다. 2014년 최저아르바이트 시급은 7% 인상된 5,210원. 예산 부족으로 올해도 반값등록금 실현의 꿈은 멀어졌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땀을 흘리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짐이 너무도 무겁다. 대학에 왔으면 학문을 배우고 자신의 꿈같은 인생을 설계해야 할 나이에 위험한 근로환경 속에서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 과연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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