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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거리로의 발걸음 이미 시작됐다
작성자 성** 작성일 2011-11-10 조회수 4447

이번 440호는 ‘바보사거리를 문화의 거리로’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시작을 위한 자료와 여론 조사를 위해 많은 이들을 만났다. 대학 앞이 문화의 거리로 형성된 타 대학교 사례를 조사하고 과거 대학문화를 경험했던 선배, 정책화와 현실화를 위한 남구청 관계자까지. 인터뷰 중 한 학우는 이미 술집을 비롯해 기타 오락거리가 즐비한 문화의 거리가 아니냐며 ‘문화의 거리 추진’에 반문했다. 언제부턴가 문화생활=술, 오락이 공식으로 자리 잡았던가. 굳어져버린 저 틀을 과연 깰 수 있을까.

우리 대학의 대학로, 바보사거리는 대학의 역사와 함께한다. 70, 80년대 전국의 대학생들은 민주화투쟁을 진행하면서 사회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 고민은 비단 학내 뿐 아니라 대학로에서도 이어졌다. 그 당시 사람들은 80년대의 대학로를 여관, 단란주점, 디스코텍이 없는 ‘3무(無)의 거리’라고 일컬었다. 그러나 90년대에 문화와 소비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고 상업자본과 유흥시설을 불러왔다. 그리고 대학문화는 ‘무분별한 소비의 문화’라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1987년 故김광석이 부른 ‘거리에서’와 ‘변해가네’라는 노래에서도 대학로 문화에 대한 비판이 잘 나타나 있다. 2011년 오늘, 바보사거리는 향락을 잘 누릴 수 있는 공간 그 이상은 아니다.

2004년 울산대신문사는 바보사거리의 문화의 거리 만들기에 대해 한 차례 제안한 바 있다. 울산대신문사와 당시 총학생회는 2004년 대동제 때 바보사거리에서 동아리 공연을 위주로 한 ‘차 없는 거리 문화제’를 열었다. 5년 뒤인 2009년, 남구청은 대학로다운 개성을 잃어버린 바보사거리에 젊음의 낭만과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거리로 바꾸고자 삼산과 함께 디자인 시범거리 사업을 진행했다. 차도와 인도를 구분해놓았고 어지러운 전신주를 땅속에 묻으며 곳곳에 벤치와 조형물들을 설치했다. 하지만 문화의 장이라는 공간에서는 간간히 기타를 연주하는 학생들의 모습만 보인다. 반면 학내에서는 저녁 시간이면 동아리방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문학과 학회에서는 일 년의 성과물인 시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무거갤러리, 국제관에서는 음, 미, 디대와 학회 및 동아리 학우들의 정기공연도 자주 열린다. 하지만 그 곳에 모인 이들은 특별히 관심이 있거나, 초대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학내의 좁은 공간에서 제한된 사람들만이 보고 즐겼던 공연 및 전시회를 바보사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서울 대학로 복원작업도 이 질문에서부터 출발했다. 향락과 퇴폐문화의 온상이 된 대학로를 학생들이 자발적인 의지로 문화의 거리로 복원하자는 계획을 만들었다.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대학로 문화축제 기획단에 의해 ‘거리에 대학을 세운다’는 의미로 매년 가을마다 노천극장에서의 거리, 무대공연 뿐 아니라 대학생 부부들에게 거리 결혼식도 열어주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11년 올해로 벌써 10회째로 정상궤도에 오른 축제라고 말 할 수 있다. 서울 뿐 아니라 충남대에서도 한 대학생의 노력으로 학내 동아리, 학과와 연계해 학교 앞 상가에서 공연을 했다. 공연을 계기로 대학로 주변의 상가를 찾는 사람은 더욱 늘어났고 대학로는 대학생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여기에서 말했던 대학문화는 전혀 특별하지 않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닌 이미 가진 유인 재능을 좀 더 넓은 거리로 옮겨놓기만 하면 된다. 허울만 좋은 ‘문화의 거리’에서 진정한 대학문화가 살아 숨쉬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 울산대신문에서 다시 한번 시작해본다.